“무기·전술교리 넘어갔을 수도”…‘추정’만으로 북한-하마스 연결시킨 합참

유새슬 기자 2023. 10. 1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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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기·전술 직접 넘어간 정보는 없어”
‘하마스와 북한 비교 자체가 무리’ 지적
이스라엘군(IDF)은 하마스로부터 압수한 무기들을 지난 11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왼쪽 장병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무기는 북한제 F-7 로켓추진유탄(RPG) 발사기로 추정된다. IDF 홈페이지 갈무리

군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북한의 무기와 전술 교리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북한과 하마스 사이 직접적인 연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17일 밝혔다. 정부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계기로 북한발 위기감을 고조시키면서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하마스와 북한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군은 하마스 침공이 군에 시사하는 점을 취재진에게 설명하면서 ‘추정’과 ‘가능성’이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 관계자는 이날 오전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동 지역 한 국가에서 ‘방-122’가 쓰인 포탄이 발견됐다”며 북한산 무기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서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방-122’는 122㎜ 방사포를 의미하는 것으로, 북한이 연평도 포격에 사용한 포탄이다. 관계자는 다만 이 포탄을 하마스가 사용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앞서 다수 외신은 하마스 대원이 북한의 대전차 무기 F-7과 흡사한 무기를 지닌 모습을 보도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하마스에 무기를 수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합참 관계자는 “F-7은 북한이 RPG-7을 수출할 때 사용하는 명칭”이라면서도 “북한산 무기가 직접적으로 하마스에 넘어갔다는 (정보는) 획득한 것이 없다. 추정컨대 (북한산 포탄을 사용하는) 팔레스타인 주변국이나 무장단체가 워낙 하마스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하마스로도 넘어갔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했다.

군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양상이 군이 예상하는 북한의 비대칭 공격 양상과 유사하다며 “이를 고려할 때 (하마스에 대한) 북한의 전술교리 전수나 훈련 지원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하마스는 휴일 새벽 대규모 로켓 발사와 드론 공격으로 이스라엘 아이언돔과 감시·통신 체계를 파괴했고 동력 패러글라이딩을 통해 ‘스마트 장벽’을 넘었다. 북한이 포병과 특수전에서 탁월한 만큼 이 같은 비대칭 수단을 통해 기습 공격을 해올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하마스의 공격 방식을 반드시 북한과 접목하는 것은 연결고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새벽 기습 공격과 대규모 로켓 발사 등은 북한뿐 아니라 다른 무장 집단이나 국가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방식이다. 게다가 북한은 핵을 보유한 국가라는 점에서 하마스와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합참 관계자는 이런 지적에 “하마스에 북한의 전술교리가 명확하게 들어갔다는 첩보는 없다”며 “하마스가 치고 빠지는 소규모 로켓 공격과 비대칭 공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어디선가 배우지 않았겠나”라고 했다. 북한은 이란·시리아 등과 전술교리 등을 상호 교환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 단계에서 하마스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관계자는 “(하마스와 북한 상황도) 정확하게 들어맞지는 않는다”면서도 “북한이 핵을 사용할 가능성도 있지만 재래식 전력도 나름대로 충분히 효과가 있다. 북한이 (하마스 침공에서) 교훈을 도출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했다.

군은 이스라엘이 하마스 침공에 당한 것은 정보와 대응 능력에 대한 오판과 과신 때문이라며 “(첨단 장비 등을) 최종적으로 판단해 운용하는 것은 사람이다. (결국) 사람이 방심하거나 잘못 판단하지 않았나 추정한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해 12월 재집권한 뒤 하마스 및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와 갈등을 빚으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돼왔다. 이 같은 지적에 합참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하마스보다 워낙 월등하다 보니 과신했고 그게 방심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그럴(과신에 따른 오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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