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구연맹 홈피·앱 회원 정보 유출…20일 넘게 '쉬쉬'

로그인하면 다른 회원 주소·생년월일·전화번호·티켓구매 내역 노출
연맹 측, 유출 개인정보 규모·시기 몰라…"원인 파악해 입장 내겠다"
개인정보위 "신고된 것 없어…필요 시 사실관계 확인"

[한국배구연맹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한국배구연맹(KOVO)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회원들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배구연맹 통합 홈페이지가 새로 문을 연 직후인 지난달 27일부터 최근까지 로그인을 한 이용자에게 다른 회원의 개인 정보가 노출되는 일이 발생했다.

유출된 타인의 개인정보에는 집 주소, 생년월일, 전화번호는 물론 티켓 구매 내역까지 포함됐다.

연맹 측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난 지 20일이나 지났지만 유출된 개인정보 규모나 시기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그렇다 보니 개인 정보가 유출된 회원에게 피해 사실조차 알리지 못했다.

배구 팬들 사이에서는 연맹 측이 개인 정보 유출 피해를 호소하는 이용자들에게 무성의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피해 사례를 다수 목격했다는 배구 팬 A씨는 연합뉴스에 "개인 정보 유출 피해를 본 팬들이 연맹 측에 계속 연락을 했는데, 대책 마련이나 책임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팬들 사이에서 개인 정보 유출이 논란에 오른 지 보름이나 지났지만, 이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는 없다. 황당할 따름"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X(옛 트위터)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러한 연맹의 대응에 대해 성토하는 게시물이 최근까지도 잇달아 올라오고 있는 상태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처리자가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유출된 개인정보 규모가 1천명 이상인 경우나 민감정보·고유식별 정보가 유출된 경우, 해킹 등 외부로부터 불법적인 접근에 의한 유출인 경우에는 72시간 이내에 관계기관에 신고하도록 규정한다.

이를 어기면 과태료나 과징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는 "(한국배구연맹 쪽에서) 신고 접수된 것은 아직 없다"면서 "필요한 경우 사실관계를 확인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배구연맹은 원인을 파악한 후 입장을 내기로 했다.

연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개인정보 유출이라기보다는 로그인했을 때 다른 회원의 정보가 보이는 현상이 있었던 것은 맞다"며 "노출 건수나 원인 등을 파악해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연맹 측의 피해 대응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관련 사태에 대한 항의 전화가 다수 걸려 왔고, 죄송하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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