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서 스웨덴 축구팬 2명 ‘총격 사망’…용의자 “난 알라의 전사”

이슬람 교도 추정 총격범, 범행 직후 SNS에 글 올려
스웨덴-벨기에 유로예선전, 전반전만 진행 후 중단

(시사저널=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16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 도심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스웨덴인 2명이 사망한 소식을 접한 스웨덴 관중들이 슬퍼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스웨덴 축구팬 2명이 총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여파로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예선 벨기에-스웨덴전이 전격 중단됐다.

16일(현지 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쯤 브뤼셀 도심에서 한 남성이 시민들을 향해 총 8발의 총격을 가했다. 이로 인해 스웨덴인 2명이 사망하고 또 다른 1명은 심하게 다쳤다.

용의자는 이슬람 교도로 추정된다. 범행 직후 용의자는 자신의 SNS에 "스웨덴인을 죽였다"며 "나는 이슬람국가(IS)에서 온 알라의 전사"라고 주장했다. 그가 총격 전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가장 위대하다)"라고 외쳤다고 사건 목격자가 증언했다.

벨기에 당국은 테러 경보를 최고 수준인 4단계로 올린 상태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이날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스웨덴 총리에게 오늘 브뤼셀에서 일어난 스웨덴 시민들에 대한 참혹한 공격에 조의를 표했다"면서 "긴밀한 동맹국으로서 테러리즘과의 싸움은 공통된 싸움"이라고 밝혔다.

총격으로 사망한 두 스웨덴인은 스웨덴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스웨덴 축구대표팀은 사고 현장과 5km 떨어진 스타드 루아 보두앵 경기장에서 벨기에와 유로 2024 예선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진 후 스웨덴 대표팀 요청에 따라 경기는 1대1 상황에서 전반전을 마치고 종료됐다. 얀네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은 취재진에게 "(하프타임) 휴식을 위해 떠나는 중에 총격 사실을 접했다. 완전히 비현실적인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했다"며 "라커룸에 들어와서 선수들과 이야기해보니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는 취지에서 경기를 중단하는 쪽으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 중단과 관계없이 두 팀의 본선행 여부는 이미 결정된 상황이었다. 이전까지 예선 6경기에서 승점 17점을 챙긴(5승1무) 벨기에는 예선 조별리그 F조에서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본선행이 확실하다. 반면 2승3패로 부진한 스웨덴(승점 6)은 남은 경기를 전승해도 조 1·2위에 오른 벨기에·오스트리아를 따라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 탈락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