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에 감 50개 주렁주렁… 의령 500살 감나무에 무슨 일이
경남 의령군에 있는 500년된 천연기념물 감나무에서 감 50개가 열려 화제다. 평균 수명 200~250년인 감나무가 수십개의 감을 틔운 원인은 과학적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워, 주민들은 이를 ‘길조’로 보고 환영하고 있다.
17일 의령군에 따르면 정곡면 백곡리에 있는 수령(樹齡) 500년 감나무에서 감 50개가 열렸다. 이 감나무에서 감이 열린 건 2020년 이후 3년만이다. 당시 10년만에 감이 열려 이목을 끌었다. 당시 맺힌 감 개수는 4개로, 올해처럼 풍성하게 열리지는 않았다. 감 수십개가 주렁주렁 열린 건 13년만인 셈이다.
백곡리 감나무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감나무로, 생물학적·민속학적 가치가 높아 감나무 중에서는 유일하게 천연기념물(제492호)로 지정되어 있다. 보통 감나무는 200~250년 정도까지 사는데, 백곡리 감나무는 이보다도 2배 이상 장수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마을 사람들은 과거부터 백곡리 감나무를 신령스럽게 여기며 안녕과 풍요를 기원했다. ‘마을의 수호신’인 당산나무로의 역할을 해온 것이다.
원래도 의미 깊은 백곡리 감나무에 이번에 열매까지 주렁주렁 맺히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길조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막을 내린 의령부자축제가 성공을 거둔 이유가 감나무 덕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고 한다. 이번 축제에 17만명 관광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역대 최고 인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주민들이) 감이 열매를 맺었을 때 올해 의령에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확신에 찼는데, 때마침 감이 익으면서 의령부자축제가 성공을 거두자 축제 대박을 예감한 감나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이례적으로 감이 풍성하게 달린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군은 최근 감나무 인근 토양 개선을 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군 관계자는 “땅심을 높이고 영양분을 공급했는데, 생식능력이 향상돼 감이 열린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이것 역시 추정”이라고 했다. 이어 “500년 나무에 감이 열리는 것은 과학적으로 설명하기에는 신기한 일이 분명하다”며 “주민들이 생각하는 ‘의령에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다’는 믿음도 괜찮은 판단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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