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본부장 “중동과 경제협력 논의, GCC 단위서 개별국가 단위로 전환”
“부산 엑스포 유치, 승산 있어”
“한-아랍에미리트(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계기로 중동 국가와는 개별적으로 경제협력협정(EPA)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7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GCC(걸프협력회의, Gulf Cooperation Council)라고 하는 사우디를 중심으로 중동 6개 국가가 모여 있는 국가들과의 FTA 논의는 10여년 전부터 시작해 협상을 5~6년째 이어가고 있는데, 그동안 사실 진도를 내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안 본부장은 한-UAE CEPA 체결의 의미에 대해 “윤석열 정부에서 신통상 전략을 추진하며 성과를 거둔 대표적 사례”라면서 “진도가 잘 나가지 않던 협의를 정상 간 신뢰 구축을 통해 신통상 의제로 접근함으로써 중동 국가와 첫 FTA를 체결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CEPA는 자유무역협정(FTA)과 유사한 무역협정의 하나다. CEPA는 상호간의 상품·서비스 시장 진출을 확대함과 동시에 포괄적인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이 담긴다.
CEPA협정으로 한국과 UAE는 높은 수준으로 시장을 개방하게 된다. 상품 시장은 전체 품목 중 우리나라 92.8%, UAE 91.2%에 적용되는 관세를 협정 발효 후 10년 내 철폐한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가전제품 등에 대한 관세가 철폐된다. UAE에서 수입하는 원유에 대해서는 기존 3% 관세가 10년에 걸쳐 철폐된다.
CEPA 체결을 통해 한국은 중동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고, UAE는 바이오 산업을 비롯 그린·디지털 전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본부장은 “UAE 측의 바이오 산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CEPA 체결의 물꼬를 텄다”면서 “예전처럼 FTA로 상품만 팔겠다고 하면 협의가 진행되기 어렵다. 상대국 입장에선 무역수지 적자가 커지기 때문에 FTA만으로 접근하는 것에는 관심을 안보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안 본부장은 미국 정부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 공장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해 별도 허가 없이 무기한 장비를 반입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대해선 “우리 기업의 중국 내 공장 운영과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됐다”면서 “(대만) TSMC도 있는데 우리나라 업체 두 군데만 VEU 판정을 해준 것에 상당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 시장에 들어가는 (반도체) 장비를 굉장히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데, 우리가 큰 예외를 받는 것”이라며 “한미 간 굳건한 신뢰라는 말 외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이 VEU로 지정됐음에도 첨단 반도체 양산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일부 품목의 반입이 계속 통제되는 데 대해선 “미국 입장에서는 EUV 노광장비로 대표되는 것을 레드라인으로 보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안 본부장은 또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우리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현재 파악하고 있기로는 이스라엘에 있는 우리 기업은 7곳으로,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확전이 되는 경우에는 무슨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계속 상황을 관리 중”이라고 했다.
이어 “에너지나 산업에 있어서도 당장 큰 영향은 없다. 수출 면에서도 특이동향은 없다”면서 “현재 수출비상대책반을 가동해 무역협회 등 유관기관들과 주기적으로 수출상황점검회의를 하면서 모니터링 중”이라고 덧붙였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가능성과 관련해선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이라고 보고 모든 부처가 전력투구하 중”이라며 “막바지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가 유치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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