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라도 빼야 건강 지킨다”…직장인들 저녁에 사 마신다는데

김금이 기자(gold2@mk.co.kr) 2023. 10. 1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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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페인·제로슈거·논알콜 3無 음료 인기
500원 비싼 이디야 디카페인 매출 급증
롯데칠성 ‘제로탄산’도 두배 가까이 성장
‘제로맥주’ 시장은 1위 놓고 각축전
[사진=이디야]
최근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 문화가 확산하면서 카페인을 뺀 커피, 알코올을 뺀 맥주 등 일상에서 부담없이 즐기는 음료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의 디카페인 음료 판매량은 올해 9월까지 310만잔을 기록해 전년 동기(177만잔) 대비 75% 증가했다. 지난 1월 아메리카노 등 기존 에스프레소 샷 제조 음료의 디카페인 버전을 출시하면서 이를 찾는 손님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디야는 전체 매장의 약 50%에서 디카페인 에스프레소를 판매 중이며, 다른 가맹점에도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투썸플레이스의 디카페인 음료도 누적 판매량이 34% 가량 증가했다. 2017년 디카페인 메뉴를 가장 먼저 선보인 스타벅스의 경우 지난해 판매량이 2500만잔으로 4년만에 4배 급증했으며, 올해는 전년 동기 대비 4.3% 소폭 증가했다.

디카페인은 커피콩, 코코아, 찻잎 등 음료의 원재료에서 카페인 함량을 90% 이상 제거한 것으로, 당뇨를 앓거나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들도 즐길 수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전문점에서 일반 아메리카노 카페인 함량은 150㎎ 정도인데, 디카페인 음료는 10㎎ 이하로 적다.

아이스아메리카노 기준 디카페인 가격은 이디야에선 기본 가격 3200원보다 500원 비싼 3700원이고,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는 300원 추가된 4800원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도 건강하게 커피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이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캔음료로 즐길 수 있는 디카페인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칠성의 디카페인 제품인 ‘칸타타 콘트라베이스 디카페인 블랙’은 올해 9월까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4% 성장했다. 이디야는 디카페인 수요에 맞춰 지난해 6월 스틱커피 ‘비니스트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를 출시하기도 했다.

‘아스파탐’ 불안은 잠시뿐…제로탄산 판매 고공행진
탄산음료와 주류 시장에서도 설탕을 빼고 인공감미료를 넣은 ‘제로슈거(무설탕)’ 제품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롯데칠성의 제로탄산 매출은 올 상반기 1405억원으로 전년 동기(860억원) 대비 두배 가까이 몸집을 불렸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가량이다. 롯데칠성은 2021년 칠성사이다 제로와 ‘펩시콜라 제로’를 출시하기 시작해 지난해 ‘탐스 제로’와 ‘핫식스 제로’, ‘실론티 제로’, 올해 ‘밀키스 제로’까지 제품군을 확대했다. 주류 부문에선 지난해 9월 기존 소주와 달리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 슈거’ 처음처럼 새로를 선보였다.

지난 7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하면서 설탕 대신 아스파탐을 넣은 제로 음료에 대한 불안이 커지기도 했지만, 하루 섭취 허용 기준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오히려 판매량이 늘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롯데칠성 밀키스 제로, 탐스 제로 등 제로 슈거 제품 판매 호조로 탄산 매출이 약 5% 증가할 것”이라며 “핫식스 제로 라인업 추가 효과로 에너지 음료 판매도 3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6년 903억원 수준이던 국내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지난해 3000억원을 넘어섰다. 제로 탄산 시장은 올해 들어서도 성장세가 높아 주목된다. ‘배민트렌드2023 가을·겨울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제로콜라, 제로사이다 등 제로 메뉴의 주문 건수가 지난해보다 2.5배 증가했다. 건강한 탄산음료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면서 한국코카콜라는 지난 8월 제로슈거에 더해 카페인 함량까지 줄인 ‘코카콜라 제로제로’를 내놓기도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음료 시장에서 건강과 다이어트 수요가 늘어나면서 해외에 비해서도 국내 제로탄산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설탕이 빠진 알코올은 건강보다는 깔끔한 맛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롯데칠성]
안 취하고 즐기는 무알콜 맥주 1억캔 넘게 팔려
알코올을 뺀 맥주 수요도 꾸준히 나타나면서 주류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하이트제로0.00’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1% 성장했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하이트제로0.00’은 지난 2021년 2월 ‘국내 유일 올프리 제품’으로 전면 리뉴얼한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라며 “올프리(ALL-FREE)란 알코올, 칼로리, 당류 3가지 모두가 제로(프리)인 것을 뜻한다”라고 설명했다.

2012년 국내 최초 출시 이후 첫 해 600만캔 수준이던 하이트제로0.00의 연간 판매량은 리뉴얼 이후인 지난해 2700만캔으로 4.5배 뛰었다. 지난 1월 기준 누적 판매량은 1억 1000만캔을 넘어섰다. 오비맥주는 논알콜 시장에서 ‘카스 0.0(제로)’의 올해 8월까지 누적 평균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13% 성장했다고 밝혔다.

하이트제로와 카스제로는 제로맥주 시장에서 각각 약 30%씩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1위 자리를 다투고 있다. 2012년 출시된 하이트제로가 굳건히 1위를 지키고 있었지만, 지난해 4분기 카스제로가 출시 3년여만에 하이트제로0.00을 제치고 논알콜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바 있다. 이후 하이트제로는 올해 1~7월 판매량 점유율 32.1%로 다시 1위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사진=하이트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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