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김 부장이 몰던 제네시스, “이참에 나도 한 번?”

조문희 기자 2023. 10. 1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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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부터 내달 초까지 순차적으로 문을 여는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에 이목이 쏠린다.

중고차 시장에 대기업이 처음 진출하는 사례라, 현대차‧기아의 행보에 따라 중고차 시장판도 자체가 뒤바뀔 수 있어서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시장 신뢰도 제고를 위해 중고차 정보를 수집·분석해 보여주는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을 구축한다.

일단 현대차‧기아는 기존 중고차 업계와 상생을 위해 시장 점유율을 자체 제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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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시장 뛰어든 대기업…현대차‧기아 플랫폼 오픈 임박
임직원 할인차 등 ‘A급 매물’ 위주 취급…가격 전망은 ‘분분’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이달 말부터 내달 초까지 순차적으로 문을 여는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에 이목이 쏠린다. 중고차 시장에 대기업이 처음 진출하는 사례라, 현대차‧기아의 행보에 따라 중고차 시장판도 자체가 뒤바뀔 수 있어서다.

당장 이들 업체가 품질 인증을 기반으로 이른바 '프리미엄 매물'을 독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를 계기로 '깜깜이'란 오명을 쓴 중고차 시장의 자정작용을 유도할 것이란 기대감과, 중고차 매물의 전반적 가격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가 뒤섞인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임박했다. 사진은 서울시 동대문구 장안평에 위치한 중고차 시장 전경 ⓒ 시사저널 임준선

중고차 '품질 인증'으로 시장판도 바꿀까

1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경기도 용인과 경남 양산 등에 중고차 센터를 오픈하고 이달 말 본격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기아도 내달부터 본격 중고차 판매에 돌입한다. 이밖에 KG모빌리티도 올해 하반기 중고차 판매를 계획 중이며, GM 한국사업장과 르노코리아도 중고차 시장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중고차 매매업의 생계형 업종 해제 이후 3년여 만에 대기업의 중고차 판매가 시작된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들 완성차 업체가 내놓을 중고차 매물의 품질과 가격에 쏠린다. 우선 품질의 경우 대체적으로 호평을 받는 분위기다. 당장 이달 말부터 중고차 판매를 시작할 현대차‧기아는 '인증 중고차' 전용 센터를 구축해 첨단 진단 장비를 도입, '신차 같은' 품질 보장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이미 판매 대상 매물을 주행 이력 5년 이내, 주행 거리 10만㎞ 이하의 자사 차량으로 제한했다. 이 같은 조건은 중고차 시장에서 이른바 'A급'의 조건 중 하나로 통한다. 또 현대차‧기아는 주로 임직원이 타던 할인 차량을 매입해 양질의 매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은 출시 6개월 이후 신차를 30% 저렴하게 구입해 2년 뒤부터 내다팔 수 있어, 통상 시세차익을 노리고 차량을 깨끗이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시장 신뢰도 제고를 위해 중고차 정보를 수집·분석해 보여주는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을 구축한다. 아울러 기아는 최장 한 달간 차량을 체험한 후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선 구독, 후 구매'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차 시장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 온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서울 성동구 중고차 매매시장에 중고차들이 진열되어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중고차 프로모션' 얼마나 될까

가격의 경우 출범 초기인 점을 고려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운영, 할인 혜택을 제공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자사 현대캐피탈과 연계해 금리를 시중보다 저렴하게 제공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고금리 국면 여파로 자동차 할부 금리는 7~8%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 금리보다 1%만 낮춰도 소비자로선 큰 할인 폭을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식 할인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대기업의 진출이 오히려 전반적인 가격 상승을 유발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완성차 업체 측에서 신차 가격 방어를 위해 중고차 매입가를 높일 수 있는데다, 품질 인증 제도가 다른 업체로 확산하면 불필요한 비용을 초래해 가격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에선 현대차‧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출 이후 중고차 판매 단가가 5% 가량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단 현대차‧기아는 기존 중고차 업계와 상생을 위해 시장 점유율을 자체 제한하기로 했다. 2025년 4월까지 현대차는 4.1%, 기아는 2.9% 등의 수준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들 업체가 주로 '프리미엄' 중고차를 취급할 것으로 예상돼, 매출 규모 면에선 더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에선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계기로, 중고차 시장 규모가 2025년 5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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