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재에 1심 소송 진 김어준 “일단 배상금 줄게, 근데 패소 인정은 아냐”
그러자 법원에 공탁금 걸어
법조계선 “패소 예상, 이자 아끼려는 의도”
김어준씨는 문재인 정부 당시 ‘검언유착’ 조작을 뒷받침하는 가짜뉴스를 TBS 라디오에서 여러번 유포했다가 피해자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로부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해 최근 1심에서 500만원 배상판결을 받았다.
그러자 김씨는 이 전 기자 측에 ‘패소를 인정하진 않지만 일단 손해배상금을 주겠다’는 가지급 의사를 밝혔고, 이를 거절당하자 배상금을 법원에 미리 공탁했다. 이런 이례적 행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패소를 인정하지는 않으면서, 미리 패소를 염두에 두고 이자 비용을 줄이거나 압류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해석이 나왔다.
법정이자와 1심 판결 뒤부터 붙는 법정지연이자는 원금의 5%~12%지만, 배상액을 미리 공탁해 두면 이자가 1%밖에 안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가지급을 하거나 공탁을 하면 압류를 피할 수 있다.
17일 조선닷컴 취재에 따르면, 김씨는 이동재 전 기자와의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지난달 1일 법원에 540만원을 공탁했다. 지난 7월 서울동부지법이 2020년 4월부터 1년여간 9차례에 걸쳐 이 전 기자에 대한 가짜뉴스를 유포한 김씨에게 500만원 배상 판결을 내리자, 배상액과 함께 소장 접수 뒤 1심 판결 전까지 법정이자 5%에 해당하는 34만원과 1심 판결 뒤 공탁일까지 법정지연이자 12%에 해당하는 6만원을 공탁금으로 낸 것이다. 공탁이란 피고나 피고인이 향후 피해배상이 예상되는 사건에 대해 돈이나 유가증권 등을 법원 공탁소에 미리 맡기는 것을 뜻한다.
손해배상청구소송 1심에서 피고 측이 진 뒤 즉시 공탁금을 내는 건 흔한 일이 아니라고 법조계에서는 말한다. 한 변호사는 “공탁을 걸면 최종 패소를 예상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서 1심 판결 직후 피고 측이 공탁하는 일은 흔하진 않다”며 “이자를 아끼거나, 혹은 압류를 받지 않기 위한 조치 아닌가 싶다”고 했다. 배상액이 최종심에서 결정되면 압류 가능성이 있는데 공탁을 해놓으면 압류가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공탁을 하면 이자가 1%밖에 안 나온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연 5%~12% 되는 이자 아끼려고 공탁한 게 아닌가 싶다”며 “향후 형사재판 양형에서 선처를 받으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지난달 20일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북부지검에 기소 의견을 달아 송치한 바 있다.
실제 김씨가 1심 패소 한 달여 뒤인 지난 8월 이 전 기자 측에 “이자를 포함한 540여만 원을 ‘가지급’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1심 판결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문장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 측은 제안을 거절 당하자 바로 공탁금을 걸었다.
조선닷컴은 김씨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공탁금의 의도를 물었으나,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
이 전 기자는 지난해 2월 김씨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민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김씨가 이른바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 당시 방송에서 “(이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에게)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만 해라. 그 다음은 우리가 알아서 한다’고 말했다”며 “이것은 공작”이라는 가짜뉴스를 거듭 생산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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