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견제 위해 동남아와 호주·일본 등에 보급 시설 추가 확보”
미국이 중국의 군사 위협에 맞서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에 군수물자 비축 시설을 새롭게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선 대만과 가까운 난세이 제도에 관련 시설을 추가하고 자위대와 공동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 태평양 육군의 후방지원을 담당하는 제러드 헬위그 제8전구지원사령부 사령관은 17일 일본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일 미군기지 부지 내에 물자 비축·보수시설을 새롭게 정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은 내용의 증설 계획을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그간 세계 각지의 유사 상황 발생시 신속 대응을 위해 무기와 식량, 물, 의약품을 비축하고 장비 보수에 대응할 수 있는 시설을 유럽과 중동, 아시아에 마련해왔다. 서태평양 지역에서는 미군 괌 기지와 경북 왜관의 미군 기지인 캠프 캐럴, 일본의 사가미 종합보급창, 요코하마 노스 독(North Dock)이 주요 비축 기능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해양 진출을 강화하면서 미군 내에서는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에 새로 관련 시설을 마련하는 방안이 추진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호주와 필리핀에서는 시설 정비에 착수했으며 싱가포르, 태국과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미군은) 지난 5월 미국과의 방위협력협정에 서명한 파푸아뉴기니와도 관련 협의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에선 오키나와 등 일본 서남부 규슈 남단에서 대만까지 이어진 섬들인 난세이 제도에 관련 시설을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헬위그 사령관은 인터뷰에서 “난세이 제도에서의 시설 정비에 대해 일본 측과 논의하고 있다”며 “자위대 기지의 공동사용에 대해서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획이 현실화되면 미군과 자위대는 난세이 제도에 있는 기존 군수물자 비축 시설을 정비해 공동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대만해협에서의 유사 상황 발생시 대응하는 능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일 정부는 올해 1월 열린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도 “난세이 제도를 포함한 지역에서 미·일 시설의 공동사용을 확대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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