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아빠와 가자지구 사는 韓여고생 “7개월 동생 안고 피난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가자지구에 살고 있는 한국인 여고생의 사연이 알려졌다. 한인 여고생 A씨(19)는 한국인 엄마와 팔레스타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4학년까지 한국에서 거주하다 종교 등 이유로 현재는 가자지구에서 살고 있다.
17일 A씨 인스타그램 등에 따르면 A씨와 가족은 현재 피난을 떠나 가자지구 남쪽 지역에서 머물고 있다.
A씨의 가족은 한국인 어머니와 팔레스타인 아버지(한국 국적자), 남동생, 생후 7개월 여동생 등 본인을 포함해 모두 5명이다. A씨가 올린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따르면 그와 가족들은 지난 12일 새벽 6시쯤 가자지구 남쪽으로 피난을 떠났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후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 주민들에게 남부지역으로 대피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A씨는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된 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가자지구 내 폭격 상황과 피난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공개해왔다. A씨는 구독자 13만명의 유튜브 채널도 가지고 있는 동영상 크리에이터다.
A씨는 대피 전 아랍어로 “우리는 가자 남쪽으로 간다. 우리는 갈 곳이 없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다” “전쟁은 언제 끝나려나”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 등의 글을 남겼다. A씨는 아랍어는 물론 한국어도 능숙하게 구사한다.
A씨는 지난 12일 7개월 된 여동생을 안고 찍은 영상에서는 “새벽에 자다 깨서 대피를 했다”며 “너무 무섭다”고 했다.
A씨가 최근 올린 게시물에는 폭격을 맞아 불타는 건물이나 폐허가 된 도심을 걷는 주민 등 가자지구 내 상황이 담겨있다.
소식을 접한 한국 네티즌들은 “지금이라도 한국으로 돌아오라” “무사하길 기도하겠다” “한국 대사관에 연락해서 도움을 청하라” 등의 댓글을 남기며 A씨의 안전을 걱정했다.
A씨는 지난해 올린 유튜브 영상에서는 “저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해 20~30대일 때는 한국에 있고 싶다”면서도 “나이가 들면 아랍국가에서 살고 싶다”고 밝혔다.
조선닷컴은 인스타그램 DM 등을 통해 A씨와 연락을 취해봤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외교부는 가자지구 내 교민들의 안전대책을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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