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대통령 장남, 부통령 출마할듯…헌재 연령제한 '우회'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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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장남이 내년 대선에서 부통령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야당인 '위대한 인도네시아 운동당'(거린드라당)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6) 수라카트라 시장이 내년 대선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장관과 러닝메이트로 출마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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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관계자 "국방장관과 러닝메이트 결성"…'세습정치' '민주정 위기' 비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장남이 내년 대선에서 부통령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지 헌법재판소가 이례적으로 대선 입후보자의 연령 제한을 우회하는 판결을 내리면서다. 헌법상 3선이 금지된 상황에서 조코위 대통령이 아들을 통해 집권을 연장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17일(현지시간) 야당인 '위대한 인도네시아 운동당'(거린드라당)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6) 수라카트라 시장이 내년 대선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장관과 러닝메이트로 출마할 것 같다고 전했다.
전직 특수부대 사령관인 프라보워 장관은 지난 두번의 인도네시아 대선에서 거린드라당 후보로 출마, 조코위 대통령과 맞붙어 모두 2위로 낙선했다. 이로 인해 프라보워 장관은 조코위 대통령의 정적으로 분류됐지만 최근 들어 조코위 정부의 유산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기브란 시장과 런닝메이트를 결성할 것이란 소문이 무성했다.
이날 인도네시아 헌재에서 기브란 시장이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우회로를 마련하자 이러한 소문은 점차 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현지 선거법상 40세 이상 시민권자에게만 대선 출마 자격이 주어지는데, 이날 헌재는 선출직 유경험자에 한해 40세 미만도 내년 대선에 입후보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군트라 함자 판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이 30대의 나이에 대통령이 됐다며 선거법에 규정된 연령 제한은 공직 경험이 있는 젊은 인도네시아 지도자들에게는 불공정하게 작용한다고 판시했다. 이로써 2021년 1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수라카트라 시장에 당선된 기브란은 내년 2월14일 치러지는 대선에 나올 수 있게 됐다.
오는 19일부터 일주일간 시작되는 후보자 등록을 불과 사흘 앞두고 이처럼 대통령 장남에게만 예외적으로 대선 출마길이 열리자 현지 정치 평론가들 사이에선 '세습 정치'란 비판이 제기됐다. 이날 인도네시아 젠테라 법학대학원의 비빗트리 수산티 교수는 헌재 판결에 대해 "사법기관이 인도네시아의 왕조 정치를 합법화했다" 꼬집었다.
일간 자카르타 포스트의 아리 헤르미완 편집장은 지난 16일 칼럼을 통해 "헌재가 선거에서 정말 공정한 심판자 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우린 미지의 영역에 진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브란 시장은 아직 부통령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제린드라당 관계자는 "기브란 시장은 프라보워 장관의 가장 강력한 러닝메이트 후보"라며 "헌재가 출마 자격을 부여해 준 만큼 7개 당 대표들이 모이는 회의를 거쳐 며칠 안에 기브란 시장의 대선 출마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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