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사촌 경영'…구자은 회장 다음은 어떻게 될까?

이현주 기자 2023. 10. 1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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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그룹, 오너 2세 마지막 회장이 현 구자은 회장
9년마다 돌아가면 해온 '사촌형제' 경영도 막바지
이후 오너 3세 경영은 구동휘·구본규 대표 등 주목
일부 오너 3세들은 아예 '계열 독립' 가능성도 나와


[서울=뉴시스]이현주 동효정 기자 = LS그룹이 특유의 '사촌형제' 경영으로 오너 2세들이 순번대로 돌아가며 회장직을 맡고 있는 가운데 구자은 현 회장의 임기가 끝나면 차기 회장직을 누가 맡을지 주목된다. LS그룹은 지난 30년 동안 9년 주기로 사촌 형제끼리 그룹 회장 자리를 주고 받는 '사촌형제' 경영 체제로 가동돼왔다.

특히 현 구자은 회장은 오너 2세 중 마지막 회장으로, 이후 오너 3세 경영인 중 차기 회장이 선임될 전망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LS그룹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구태회(셋째), 구평회(넷째), 구두회(다섯째) 등 일명 '태평두(泰平斗)' 3형제가 2003년 출범시켰다. 이들 3형제는 LS그룹 지주사인 ㈜LS 지분 33.42%를 40:40:20 비율로 나눠가지며 형제 경영을 약속했다.

이들 오너 1세대 경영이 끝난 뒤 2004년부터는 창업주 3형제 집안의 오너 2세들이 9년 주기로 그룹 회장직을 맡고 있다. LS그룹은 이렇게 사촌형제 8명이 협의해 경영 현안을 논의하고, 경영권을 물려받는 '사촌형제' 경영 모델을 안착시켰다.

이에 따라 초대 구자홍 회장이 2004년부터 2012년까지 그룹을 이끈 뒤 2013년 사촌 동생인 구자열 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겼다. 구자열 회장은 9년 임기를 마친 뒤 2022년 경영권을 구자은 현 회장에게 물려줬다. 이 순서대로라면 구자은 회장 임기가 끝나는 2030년에는 오너 3세들 중 한 명에게 회장직을 물려줘야 한다.

LS그룹 '오너 3세' 경영인, 그룹 회장 후보 누구?

현재 그룹 경영에 참여 중인 오너 3세 경영인은 연령 순으로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사장(1977년생), 구본규 LS전선 사장(1979년생), 구동휘 E1 대표이사(1982년생), 구본권 LS 니꼬동제련 상무(1984년생)가 대표적이다.

이 오너 3세 중 LS일렉트릭 구동휘 대표이사가 두각을 보이며, 구본규 LS전선 대표와 함께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구동휘 대표는 고(故)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겸 한국무역협회장(전 LS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구 대표는 특히 오너 3세 경영인 중 고 구평회 명예회장의 유일한 장손이기도 하다.

구 대표는 2013년 LS일렉트릭 차장으로 그룹에 합류한 뒤 LS산전 중국 산업자동화사업부장 상무, ㈜LS 밸류 매니지먼트 부문장 상무, E1 신성장사업부문 대표이사 전무 등으로 주요 계열사 경력을 쌓았다. 올해부터 LS일렉트릭 경영을 맡으며 신사업과 주력사업 모두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재계에선 구동휘 대표가 오너 1세의 장손이어서 향후 오너 3세 경영 구도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입사해 뛰어난 사업 성과로 초고속 승진을 보이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사실 범 LG가의 장자 승계 원칙만 놓고 보면 구자은 회장 다음 그룹 회장직은 구자홍 회장의 장남인 구본웅 포메이션그룹 대표가 가장 유력하다. 그러나 구본웅 대표는 현재 LS그룹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 재계에서는 차기 회장 후보로 배제되고 있다.

반면 구본규 LS전선 대표는 고 구태회 회장의 차남인 구자엽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장자 승계 원칙으로만 볼 때는 경영 승계에서 후순위자로 통한다. 단 구본규 대표가 그룹 경영에 나서지 않고 있는 구본웅 대표를 대신해 장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LS그룹, 오너 3세 시대에는 완전히 '새 판' 가능

일부에서는 오너 3세 시대를 맞으면 LS그룹의 '사촌형제' 경영체제는 더 이상 유지되지 못할 것으로 진단한다. 지금처럼 9년씩 경영해선 5명의 오너 3세들이 모두 경영을 마치는데 최소 45년이 걸린다.

이 때문에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LIG, LS, LX, LF, 아워홈처럼 LS그룹 내부에서도 계열 분리가 이뤄질 수 있다.

장자 승계 원칙에서 빗겨간 구본규 대표가 LS전선을 중심으로 LS머트리얼즈와 LS EV 등으로 경영권을 넓히는 것도 이와 연관 있다는 해석이다.

LS전선은 지난 4월 전기차 핵심 부품인 세각선을 생산하는 자회사 LS EV 코리아 유상증자에 300억원을 지원한데 이어 지난 6월 LS머트리얼즈 유상증자(100억원)에도 참여했다. LS전선은 지난 8월 KT서브마린도 인수해 'LS마린솔루션'으로 사명을 바꾸고 최대주주가 됐다.

재계에선 이 같은 LS전선 구본규 대표의 경영 행보가 단기적으로 LS전선과 시너지를 높이는 한편 장기적으로 LS그룹 오너 3세 계열 분리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고 본다.

실제 LS전선은 오너 2세인 구자엽 회장과 아들 구본규 대표가 사실상 경영 전권을 쥐고 있다는 평이다. LS전선은 지배구조 측면에서 아직 뚜렷한 주인이 없고, 지주회사인 ㈜LS가 92%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LS그룹의 사촌경영 체제는 구자은 회장 임기가 끝나면 지금처럼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며 "오너 3세, 오너 4세 시대에는 회장 후보자들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결국 계열 분리로 각자 독립 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viv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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