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이재명 수사’ 수원지검 2차장 위장전입·사적 신원조회 등 의혹 제기···2차장 “위장전입만 사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북송금 의혹 등 수사를 지휘하는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가 위장전입 및 사적 신원조회 등 비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차장은 위장전입 의혹만 일부 사실일 뿐 다른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차장은 이 대표를 수사할 사람이 아니라 본인이 수사를 받아야 할 분”이라며 그에 대한 비위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이 제기한 의혹은 위장전입 및 세금 체납, 청탁금지법 위반, 사적 신원조회 의혹, 검사 행동강령 위반이다.
김 의원은 “이 차장검사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거주지에서 바로 오른쪽 아파트로 딸과 주민등록지를 옮겼다”며 “이는 딸을 명문 학교인 대도초등학교로 보내기 위한 위장 전입”이라고 했다. 이어 이 차장의 세금 체납 기록을 언급하며 “(이 차장은) 중앙지검에서 기업·금융 수사를 주로 해 ‘기업 저승사자’로 불리는데 정작 본인 세금 체납액이 상당하다”며 “2021년부터 최근까지 파악된 자동차세 등 체납 세액만 1863만원에 이른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 차장이 처가 쪽 요청으로 골프장에서 일하는 직원이나 가사도우미, 베이비시터 등에 대한 범죄 기록을 조회해줬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 차장이 선후배 검사들을 위해 처남이 운영하는 골프장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익명으로 예약해주고 카트와 캐디까지 편의를 봐줬다며 “이 골프장이 검사들의 놀이터”라고 주장했다.
이 차장이 처가와 관련된 각종 민형사 분쟁에 적극 개입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의원은 “처남의 요청에 따라 이 차장이 자기가 잘 아는 변호사를 추천해준다”며 “그렇게 이 사건이 가볍게 끝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신봉수 수원지검장을 향해 “부하직원에 대한 지휘감독 전혀 하지 않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오후에라도 이 차장이 이 자리에 출석해서 해명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달라”고 했다.
이에 신 검사장은 “오늘 국정감사는 지난 1년간 수원과 서울고지검이 한 업무에 대해 말씀드리는 자리로 알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 차장을 불러) 질의할 수 있는 사안인지는 의문”이며 사실상 거부했다.
여당은 이 차장 비위 의혹에 대한 근거 자료 취득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차장이 이재명 대표 수사를 시작했기 때문에 야당의 공격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이 차장 비위 의혹에 대한) 자료가 제공됐다는 사실이 뭐라 형언할 수 없을만큼 유감스럽다”며 “이런 자료가 나가게 된 것이 매우 정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주혜 의원도 “이 차장에 대한 문제제기는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의 칼 끝을 무디게 하려는 (중략) 나쁜 음모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고 했다.
이 차장은 이날 통화에서 “위장전입 의혹만 일부 사실일 뿐, 다른 의혹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 차장은 “일시적인 위장전입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지금은 그 마저도 해소됐다”며 “처남에 변호사를 소개해준 것을 비롯해 (처남 쪽) 직원들의 전과 여부를 조회해 준 사실도 없다”고 했다. 선후배 검사들에게 골프장 혜택을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옛날에 (내가) 한 두번 정도 예약을 대신해줬을 수는 있지만, 그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이유가 없다”고 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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