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 될 줄이야"…故박서보 전시회에 줄잇는 추모 관람객

이종민 2023. 10. 1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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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별세한 박서보 화백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부산 조현화랑에 추모를 겸한 관람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조현화랑은 지난 8월 31일 달맞이와 해운대 두 전시장에서 '박서보 개인전'을 개막했다.

조현화랑 달맞이 전시장 박영미 실장은 "화백께서 당시 전시장을 찾아 '이번이 마지막 개인전이 될 것 같다'고 말해 주변을 눈물짓게 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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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조현화랑서 지난 8월말 개인전 개막…내달 12일까지 진행
후기 연필묘법·디지털 묘법 국내 첫 소개 등 작품 31점 전시
'단색화의 대가' 고(故) 박서보 화백 [조현화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지난 14일 별세한 박서보 화백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부산 조현화랑에 추모를 겸한 관람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조현화랑은 지난 8월 31일 달맞이와 해운대 두 전시장에서 '박서보 개인전'을 개막했다. 이 전시는 오는 11월 12일까지 예정돼 있다.

박 화백은 전시회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14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193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박 화백은 무수히 많은 선을 긋는 '묘법'(Ecriture·描法) 연작으로 '단색화 대표 화가'로 불리며 한국 현대 추상미술 발전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박서보 화백 개인전에 놓인 조화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17일 박서보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부산 해운대구 조현화랑 달맞이 전시장에 놓인 조화.

박 화백과 조현화랑의 인연은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1년은 박 화백이 수직적인 선으로 한지의 물성과 신체 행위에 대해 탐구한 후기 묘법 시리즈를 서서히 소개하던 시기다.

조현화랑은 그해 박서보의 첫 부산 개인전을 연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4번에 걸쳐 그의 개인전을 진행했다.

조현화랑 달맞이 전시장 세라믹 작품 [촬영 이종민]

조현화랑은 그동안 그의 작품세계와 흐름을 컬렉터와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하면서 함께 발전하고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2019년엔 박서보의 화업 70년을 되돌아보고 향후 작품 세계 흐름을 볼 수 있는 전시회를 열어 주목받았다.

당시 전시회는 1991년부터 2018년까지 그의 후기 묘법 시리즈를 집중적으로 조망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박 화백의 생전 마지막 전시회가 된 이번 전시에서는 아직 국내에 공개되지 않은 신작 묘법을 선보인다.

박서보의 묘법은 1970년 초기 연필 묘법, 1980년대 중기 묘법, 2000년대 이후의 후기 색채 묘법으로 구분된다.

조현화랑 해운대 전시장 [조현화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는 2020년대를 기점으로 제작되기 시작한 후기 연필묘법을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뜻깊은 자리다.

12점의 후기 연필묘법 작품의 공개와 함께 국내 최초로 디지털로 묘법을 재해석한 비디오 대작 작품(넓이 5.5m, 높이 2.5m)이 관객을 맞는다.

디지털 묘법 작품은 박 화백의 손자 박지환(비디오영상 디렉터)이 제작한 것이다.

후기 연필묘법은 밝은 파스텔 톤의 색감 위로 반복과 평행의 리듬감 있는 신체성을 드러낸다.

연필묘법에 대해 박 화백은 생전에 "무목적성으로 무한반복하며 나를 비우는 작업"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전시에는 후기 연필묘법 12점 외 화려한 색감이 돋보이는 세라믹 묘법 6점, 판화 작품 15점 등 총 31점을 선보인다.

박서보 화백의 후기 연필묘법 작품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17일 부산 해운대구 조현화랑 달맞이 전시장 2층에 전시된 박서보 화백의 후기 연필 묘법 작품.

전시 중에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지난 주말 절정을 이룬 가운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앞서 박 화백은 지난달 21일부터 2박 3일간 부산을 가족과 함께 찾아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화랑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화랑 달맞이 전시장 박영미 실장은 "화백께서 당시 전시장을 찾아 '이번이 마지막 개인전이 될 것 같다'고 말해 주변을 눈물짓게 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박 실장은 "이번 전시가 결국 생전에 기획한 마지막 전시가 되면서 추모를 겸한 전시회가 되고 있다"며 "관람객 중에는 별세 소식을 듣고 다시 화랑을 찾아 오래 머무르기도 하고 작품 밑에 조화를 두고 간 이도 있다"고 말했다.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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