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혼 "한미, 비핵화 제쳐두고 북에 신뢰구축 등 위험 완화에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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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반도 평화 체제를 갖추고 싶다면 전쟁 대비보다는 새로운 외교를 준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미국 진보계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브루킹스 연구소 로버트 아인혼 선임연구원은 연구논문에서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제쳐두고 북한에 신뢰구축 등을 통해 위험을 완화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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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력 중요하지만 우발적 무력 충돌 위험에 초점둬야"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현재 한반도 평화 체제를 갖추고 싶다면 전쟁 대비보다는 새로운 외교를 준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미국 진보계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브루킹스 연구소 로버트 아인혼 선임연구원은 연구논문에서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제쳐두고 북한에 신뢰구축 등을 통해 위험을 완화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인혼 선임연구원은 미국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으로 일했다.
17일 브루킹스 연구소 홈페이지에는 '한반도에서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피하고 외교를 준비하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이 게재됐다.
아인혼 선임연구원은 논문에서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워싱턴 국빈 방문 시 채택된 워싱턴 선언과 최근 한미일이 캠프 데이비드 회담을 통해 국방 협력을 강화한 것을 거론하며 "그동안 북한 위협에 대한 동맹국의 주된 대응은 집단적 억지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동맹국들은 억지력을 우선하면서 외교적 참여를 지향해왔다.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한이 거부했다"며 "외교 부재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더욱 위험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아인혼 선임연구원은 "지금은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 외교를 새롭게 추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들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궁극의 목표를 계속 고수해야 하지만 지금은 가장 즉각적인 위협, 즉 핵 수준으로 고조될 수 있는 의도적이거나 우발적인 무력 충돌의 위험에 초점을 둬야한다"고 제언했다.
아인혼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은 당분간 비핵화를 제쳐두고 북한에 접근해 신뢰 구축, 투명성, 소통 등 위험을 완화할 수 있는 의제에 집중해야 한다"며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사고나 오인 또는 오산으로 인한 무력충돌의 위험을 완화할 것을 제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흐름을 위해 양자, 3자 또는 6자회담 참가국으로 이뤄진 다자간 지역회담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인혼 선임연구원은 "억지력이 필요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외교가 수반돼야 한다"며 "지금은 한반도에서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하고 중요한 목표를 가진 외교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더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아인혼 선임연구원이 지난 6일 전남 신안에서 김대중평화센터 주관으로 열린 '2023 김대중평화회의'에 참가해 발표한 발제의 일환이다.
당시 아인혼 선임연구원은 "전쟁에 대비해 평화를 이룬다는 생각은 수세기 동안 안보 전략의 중요한 토대가 되어 왔다"며 "오늘날 우리는 이를 '억지'라고 부른다. 억지력 전략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오랜 기간 적용되어 왔다"고 했다.
이와 함께 "그러나 적을 억제하기 위해 방어를 강화하는 것은 적에게 공격적인 의도의 표시이자 자국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이 결과 상호 적대감이 강화되고 대치 상태가 이어지면 근본적 갈등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군비 경쟁이 발생해 비용이 많이 들고 불안정이 심화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북한은 위협적인 능력을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다"며 "2018년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위험 감소 조치로는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다. 비핵화를 향한 진전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하고 매우 중요한 목표를 가진 외교의 필요성이 더 절실히 요구된다"고 밝힌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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