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흥행 씨 말랐나?…돋보인 신예 감독 [Oh!쎈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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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극장가를 되돌아봤을 때 인기 시리즈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의 천만 돌파를 시작으로 여름 텐트폴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를 제외하면 크게 대박을 친 한국영화가 적었다.
신예 유재선 감독의 '잠'(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루이스픽처스)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이선균 분)와 수진(정유미 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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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올해 극장가를 되돌아봤을 때 인기 시리즈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의 천만 돌파를 시작으로 여름 텐트폴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를 제외하면 크게 대박을 친 한국영화가 적었다. 흥행의 씨앗이 마른 듯한 느낌이랄까. 중견 감독들 사이에서 돋보인 건 신예들의 등장이었다.
극장 개봉한 한국영화의 편수를 보면, 지난해와 비교해 양적으로 크게 줄어든 건 아닌데 질적으로 관객 및 평론가들의 호평을 이끌어내지 못한 모양새다.
무엇보다 2023년 박스오피스 톱10 중 한국영화가 ‘범죄도시3’, ‘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 3편인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단순히 시장이 축소됐다는 걸로 변명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스타 배우・스타 감독이 만들었다고 해서 곧바로 흥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게 여러 차례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개봉한 ‘범죄도시2’(2022)에 이어 올해 ‘범죄도시3’까지 쌍천만을 기록한 이상용 감독은 ‘범죄도시1’(2017)의 조연출 출신이다. ‘범죄도시’는 이제 명실상부 국내 관객들이 좋아하는 거대 프랜차이즈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이와 함께 신인 감독임에도 흥행에 성공한 ‘잠’이 돋보인다. 이는 더 이상 감독의 인장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다. 스타감독, 스타배우라는 요소보다 이야기가 가진 힘과 메시지에 방점이 찍힌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스타 캐스팅과 스타 감독 연출이 초반 관객들의 시선을 끌고, 티켓이 팔리는 데 주효했다면 이제는 이야기가 지닌 가치나 연출자만의 독창성이 중요해졌다.
신예 유재선 감독의 ‘잠’(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루이스픽처스)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이선균 분)와 수진(정유미 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스릴러, 오컬트, 코미디,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를 섞었음에도 비교적 깔끔하게 떨어진다.
손익분기점이 약 80만 명이었는데 누적 관객 146만 7563명을 기록하며 수치상으로는 약 두 배에 가까운 이익을 냈다.
역시 신예 김성식 감독의 상업 장편 데뷔작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배급 CJ ENM, 제작 외유내강・세미콜론 스튜디오・CJ ENM STUDIOS)도 추석 연휴를 겨냥한 3파전에서 유일하게 2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관객수는 180만 명으로, 완벽한 흥행 성공을 위한 뒷심이 필요하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 분)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의 오컬트 장르에 판타지적 상상력을 결합해 독특한 이미지를 구현해냈다.
분명한 건 지금껏 경험하지 못 했던 올해 한국영화의 흥망 추이에 영화계도, 관객도,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작지만 강한 힘을 보여준 ‘잠’이 불황의 시기를 극복해 나갈 하나의 지침서로 작용하길 바란다.
/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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