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잔치 열까…클린스만호, 베트남 상대 '3연승 도전'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3연승을 달성할 수 있을까.
클린스만호는 17일 오후 8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과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일정을 소화한다.
한 숨 돌린 클린스만 감독이다. 지난 3월 부임 후 잦은 외유로 논란이 이어진 가운데 5경기까지 승리가 없어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여기에 A매치 소집명단 발표 시 관례였던 기자회견을 생략하기 시작했고,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 보다는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위주로 점검을 다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2경기 연승을 기록하며 거셌던 비판을 다소 잠잠하게 만들었다. 지난 9월 A매치 사우디아라비아전 1-0, 이번 10월 A매치 튀니지전에서 4-0으로 연승을 거뒀다. 특히 직전 경기에서는 '주장' 손흥민이 부상으로 인해 뛸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아프리카 '복병'으로 평가받는 튀니지를 압도했다.
부임 후 계속해서 전술적인 자유로움을 부여한 부분이 효과적이었다. 당시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의 부재 속 황희찬-이강인-이재성으로 이어지는 2선을 앞세웠다. 전반전 0-0으로 마친 뒤 후반전 들어 이강인이 우측면으로 빠지며 공격에서 빛을 발휘했다. 이강인은 A매치 데뷔골, 추가골과 동시에 상대 자채골까지 관여하며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당시 이강인은 "감독님께서 선수들의 의견을 언제나 수용해주신다. 경기 중 (이)재성이형과 자리를 바꾼 것 역시 직접 요청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16일) 열린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도 대표팀의 '살림꾼' 이재성 또한 비슷한 이야기를 꺼냈다. 튀니지전 이강인과 위치를 바꾼 것에 대해 "경기 전부터 (이)강인가 소속팀에서도, 최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계속해서 우측에서 뛰게 돼 편하다고 말했고, 직접 소통해 위치를 바꿨다"며 "우리가 정했기 보다는 감독님께서 우리에게 이런 자유로움을 주셨기에 자율적으로 바꿀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제는 3연승에 도전하는 클린스만 감독이다. 이번 경기 상대인 베트남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7위다. 한국과 전력상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다만, 11월부터 시작되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만날 수 있는 상대팀의 전력급이라 단순한 평가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클리스만 감독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 우리가 팀으로서 성장하고 얼마나 발전하는지가 중요하다"며 "베트남의 경기를 많이 지켜봤다. 약체라 생각하지 않는다. 조추첨에 따라 아시안컵 조별리그, 토너먼트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는 상대다.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상대이기에 신경쓰고 경기에 나서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고 각오을 밝혔다.
다만, 손흥민과 황인범 출전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손흥민은 이번 소집 당시부터 부상을 안고 있었고, 황인범은 직전 튀니지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워밍업 도중 허벅지 안쪽 불편함을 호소해 벤치로 향하고 홍션석이 선발로 나섰다. 클린스만 감독은 두 선수에 대해 "최종 훈련 후 출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부임과 동시에 천명했던 '공격축구'를 베트남을 상대로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4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린 가운데 이번 경기 전력상 차이가 큰 베트남을 상대로 또 한 번의 골잔치를 벌일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베트남은 올해 1월 박항서 감독과 결별 후 프랑스 출신의 필립 트루시에 감독을 선임했다. 코트디부아르, 나이지리아, 남아공, 일본, 카타르, 모로코 등 국가대표팀 감독직 잔뼈가 굵은 트루시에 감독은 부임 후 23세 이하(U-23) 연령별 대표팀까지 겸임하며 총 11경기 6승 1무 4패를 기록 중이다. 최근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2연패를 포함 4연패를 달리고 있다.
흔들리는 분위기 속 트루시에 감독은 이번 한국과의 경기에서 팀의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앞서 중국,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를 펼쳤던 트루시에 감독은 "한국이 우리의 A매치 마지막 상대다. 지금 단계별로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 이번 아시아투어를 통해 우리가 계속해서 성장하는 것이 근본적인 목표였다. 나중에는 강팀을 상대로도 좋은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sports@stoo.com]
Copyright © 스포츠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