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읍소’=이재명의 ‘음주운전 하지 말자’?…장예찬 “평가는 이미 끝났다”
올해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저격수’로 활약했던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이 17일 ‘눈물의 기자회견’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결자해지(結者解之)’를 호소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 “당원들과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의 평가는 이미 끝난 것 같다”는 묵직한 펀치를 날렸다.
장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본인이 윤석열 정부나 국민의힘이 힘들 때마다 그 빈틈을 비집어야만 자신의 정치적 공간이 열린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이 전 대표의 전날 기자회견을 평가 절하했다. 이어 “기자회견 하시기 전까지 유튜브에서 낄낄거리면서 정부 여당을 경박하게 조롱했던 분이 갑자기 비장하게 눈물을 흘린다고 해서 거기에 공감할 국민이 많지는 않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사자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으로 윤 대통령을 겨냥했던 지난해 8월 기자회견 이후 1년2개월 만인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소통관 단상에 올라 “여당의 집단 묵언수행 저주를 풀어 달라”며 윤 대통령의 ‘결자해지’를 눈물로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검사가 오류를 인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대통령에게 이런 요구하는 것을 시도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통령께서는 더 이상 검사가 아니다”라면서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들을 인정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관계자의 성의 없는 익명 인터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진실한 마음을 육성으로 국민에게 표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대표는 정확한 현실 직시와 이를 입 밖으로 표현하는 용기가 모든 문제의 해결 시작점이지만 지난 15일 의총에서 여당의 누구도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 등의 말을 꺼내지 않았다며 “그렇게도 두려운가”라고 묻고, 윤석열 정부가 출범 이후 문재인 정부보다 더 나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고도 날을 세웠다.
해병대 고(故)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했다가 항명혐의 등으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불구속 기소된 대목에서는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였고,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토론하고 논쟁했다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결과는 달라졌을 거라면서 이 전 대표는 ‘결자해지’라는 사자성어를 윤 대통령에게 던졌다.
진행자가 ‘탈당 명분 쌓기’라는 일부의 이 전 대표 기자회견 평가를 언급하자, 장 청년최고위원은 “개인적으로 노원에 공천받는 걸 두려워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이 전 대표 사무실이 서울 노원구에 있고 스스로 ‘상계동 정치인’이라 부르지만, 지역 민심과는 거리가 있다는 취지 주장을 펼치면서다. 올해 라디오 인터뷰 등에서 내년 총선에서의 ‘노원 재도전’을 시사한 이 전 대표가 정작 지역 주민과 부대끼지 않아 민심의 판단이 어떨지 걱정된다는 우려도 그는 덧붙였다.
특히 ‘기자회견에서 새겨들을 말은 없었느냐’던 진행자 질문에 “정치라는 게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메신저가 중요한 거 아니겠느냐”고 답한 장 청년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가 ‘음주운전 하지 맙시다’라고 말하면 말이야 맞는데, 그게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와 닿겠느냐”는 반문도 덧붙였다.
뒷말만 보면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음주운전 하지 말자’는 말의 진정성이 국민에게 통하겠냐는 의미인데, ‘메신저가 중요하다’는 앞의 표현까지 더하면 사실상 이 전 대표 기자회견에서 새겨들을 게 없었다는 답변 갈음으로 읽힌다. 눈물의 기자회견일지라도 여당이나 보수층이 얼마나 공감하겠냐는 물음표를 단 것으로도 해석됐다.
이처럼 답한 장 청년최고위원은 “국정 기조, 예를 들면 큰 틀의 방향은 맞더라도 소통과 태도에 대한 변화의 주문을 많이 받고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 방향성을 가지고 더 철저한 쇄신과 반성을 이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안철수 의원처럼 어려운 선거인 걸 알면서도 여러 번 강서에 와서 헌신하고 고생한 분을 그렇게 조롱하고 놀리는 게 말이 되느냐”고도 날을 세우고는, 책임감을 느끼는 정치인의 자세도 아니거니와 안 의원이라는 당의 소중한 자산에 대한 예의도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리고는 “정치인이 되기 전에 인간이 먼저 되라는 요구를 당원들이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이 전 대표에게 날렸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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