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전 장성호는 웃었는데…'반올림'에 날아간 페디의 1점대 ERA

권혁준 기자 2023. 10. 1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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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시즌 20승과 200탈삼진의 대기록을 세운 에릭 페디(30·NC 다이노스)가 아쉽게도 1점대 평균자책점 대기록은 작성하지 못했다.

18년 전과 달리 페디는 '반올림'으로 인해 아쉽게 대기록을 날리게 됐다.

하지만 이미 20승과 200탈삼진이라는 대업을 달성한 페디는 2.00의 평균자책점까지 더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수상은 더욱 유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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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마지막 등판까지 ERA 1.9966…반올림으로 대기록 무산
장성호, 2004·2005 2년 연속 반올림으로 타율 3할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 (NC 다이노스 제공)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단일 시즌 20승과 200탈삼진의 대기록을 세운 에릭 페디(30·NC 다이노스)가 아쉽게도 1점대 평균자책점 대기록은 작성하지 못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반올림' 때문에 기록이 무산됐다는 것이다.

페디는 지난 1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서 선발 등판해 5⅔이닝 3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2.06이었던 페디는 이 경기에서 6이닝을 비자책으로 막는다면 평균자책점 1점대에 진입할 수 있었다. 2010년 류현진(한화·1.82) 이후 13년만의 규정이닝 1점대 평균자책점이라는 대기록이었다.

분위기도 좋았다. 그러나 잘 던지던 페디는 6회 2아웃 이후 KIA 고종욱의 타구에 오른팔을 직격 당했다. 고통을 호소한 페디는 결국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대기록을 눈앞에서 놓친 순간이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페디는 1점대 평균자책점을 달성했다. 올 시즌 180⅓이닝에서 46실점(40자책점)을 기록한 페디의 평균자책점을 계산하면 1.9966722…라는 숫자가 나온다. 2점대 미만인 셈이다.

그런데 평균자책점은 소수점 이하 둘째 자리까지 표기한다. 이에 KBO는 공식 규정으로 소수점 이하 4자리에서 반올림을 하는 것으로 명시했다. 이에 페디의 평균자책점은 이 규정에 따라 2.00이 됐다.

페디로선 다소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KBO 입장에서도 정해진 규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반올림' 규정의 수혜를 본 선수도 있었다. 무려 18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KT 위즈 시절의 장성호. /뉴스1 DB ⓒ News1 권현진 기자

리그 최고의 중장거리 타자로 시대를 풍미했던 장성호는 2004년과 2005년, 무려 2년 연속으로 '반올림' 덕에 3할 타자가 됐다.

장성호는 2004년 474타수 142안타를, 2005년엔 464타수 139안타를 기록했다. 계산하면 2004년은 0.29957, 2005년은 0.29956이다. 정확하게는 3할이 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반올림을 통해 정확히 0.300의 타율이 맞춰졌다.

이로 인해 장성호가 타격왕이 됐다거나 하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수혜'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이유는 이 시즌으로 인해 '연속 시즌 3할'을 이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장성호는 1998년부터 2006년까지 9시즌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해 양준혁과 어깨를 나란히했다. '9시즌 연속 3할'은 박용택이 2018년 '10시즌 연속'으로 경신하기 전까지 최장 기록이었다.

18년 전과 달리 페디는 '반올림'으로 인해 아쉽게 대기록을 날리게 됐다. 하지만 이미 20승과 200탈삼진이라는 대업을 달성한 페디는 2.00의 평균자책점까지 더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수상은 더욱 유력해졌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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