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이 먼저냐, 감독이 먼저냐···혼돈의 롯데, 순서를 정해라[스경X이슈]
“김태형 전 감독을 만난 적도 없다.”
지난 16일 신임 감독설이 본격적으로 불거지자 롯데 측에서 내놓은 답변이다. 심지어 이강훈 롯데 대표가 구단을 통해서 ‘미디어에 공개가 되어도 된다’라고 밝힌 내용이다.
구단의 해명대로 롯데는 10월 안에 새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사실 롯데는 감독보다도 먼저 해결해야할 숙제가 있다. 최우선 과제는 바로 구단 운영의 실권자인 단장의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다. 4년째 단장으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성민규 단장에 대한 평가와 결단을 내리고 이후 감독을 선임하는 게 순서상 맞다.
2019년 9월 롯데는 성민규 단장을 새로 선임하면서 변화를 꾀했다. ‘프로세스’를 강조하면서 자유계약선수(FA) 선수와의 계약에 ‘48시간 룰’을 강조하면서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려 했다. 2군에도 각종 기구들을 도입했고 트레이드를 통해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팀의 부족한 부분들을 육성으로 채우려고 노력했다. 성 단장이 외친 이 모든 것들은 롯데의 오랜 염원인 포스트시즌 진출, 그리고 ‘우승’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롯데는 우승은커녕, 가을야구와도 멀어졌다. 롯데는 올해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2017년 이후 6년 연속 가을 무대에 나서지 못했다.
성 단장은 올해는 ‘프로세스’의 기조를 조금 바꿔서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모기업 롯데가 190억원 유상 증자를 결정하며 지원을 해 준 덕분이었다. 박세웅과 구단 최초 다년 계약을 한 데 이어 포수 유강남, 유격수 노진혁, 투수 한현희 등을 데리고 오는데 170억원을 썼다. 돈을 쓰고도 성적은 5위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 6월에는 래리 서튼 전 감독과 코치진 사이의 갈등이 드러나면서 배영수 코치가 2군으로 내려가고 코치진이 대거 물갈이 되는 일도 있었다. 이후엔 서튼 감독이 한창 5위 싸움을 해야할 시기에 건강상의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놓고 떠났다.
앞서 불화설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허문회 전 감독 때에는 성 단장이 영입한 특정 선수를 현장에서 쓰지 않는다는 추측이 쏟아지면서 불화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현장에서 소신대로 지도할 수 없다는 이유로 팀을 떠난 코칭스태프도 있었다.
올해에는 시즌 초 좋았던 성적이 떨어진 가운데 팀내 불화가 알려지면서 윗선에서 단장 교체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이 야구계에 퍼졌다. 성 단장의 임기는 내년까지이지만 시즌 후반기에 여러 말이 나돌았다. 때문에 야구계에서는 입지가 불안한 성 단장이 강력한 새 감독 영입 카드로 임기 연장에 대한 승부수를 던지려는 움직임 속에 김태형 감독 부임설이 나온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롯데가 김 감독 부임설에 적극적으로 부인한 것은 구단의 ‘단장 고민’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먼저 해결해야될 일이 있는데 감독부터 선임할 수 없는 노릇이다.
유력 후보자로 거론된 김태형 전 감독은 유능한 지도자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며 ‘왕조’를 구축했다. 그동안 가을야구 경험이 거의 없던 감독들만 데리고 왔다가 줄줄이 실패했던 롯데로서는 경험있는 능력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일단 롯데는 최우선 과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그동안 롯데를 거친 감독들이 성적을 책임 진 만큼 이번에는 구단에서도 실패한 원인을 분석하고 팀 운영의 잘잘못을 확실히 따져야 한다. 성 단장을 다시 믿고 맡긴다면 그 합당한 이유를 찾아야 하고, 아니라면 팀의 새로운 비전에 맞는 새 단장을 선임해야 한다. 그 다음 새 감독을 영입해야 하는게 순리에 맞다. 과제의 우선 순위를 구분하지 못하다가 자칫 좋은 감독을 놓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6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로 실망감을 한 껏 안고 있는 팬들의 비난은 더욱 커질 것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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