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기 판매업자에게 '용팔이' 비하한 남성… 무죄 확정

인터넷 쇼핑몰 판매업자에게 '용팔이'라고 비하하는 글을 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의 무죄가 확정됐다.

17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대법원 제2부(주심 권영준 재판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원심인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2월 인터넷 쇼핑몰에서 최신 컴퓨터 메인보드를 40만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본 뒤 '묻고 답하기'란에 판매자 B씨를 향해 '용팔이'라고 비하한 혐의를 받는다.

'용팔이'는 시세 이상의 폭리를 취하려는 악덕 전자기기 판매업자들을 멸칭하는 표현이다. A씨는 B씨가 해당 메인보드가 품절된 상황을 이용, 폭리를 취하려 한다고 생각해 글을 썼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용팔이'라는 표현이 전자기기 판매업자를 비하하는 용어이고 B씨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적 표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묻고 답하기'란은 소비자들이 판매자에게 구매하려는 상품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장으로서 상품에 대한 것이라면 그 표현의 자유는 비교적 폭넓게 보장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B씨가 판매하는 상품의 가격이 통상적인 판매가보다 매우 높다"며 "다수의 다른 게시글에서도 폭리를 취하려는 B씨의 행태를 비판하는 내용이 있다는 점에서 A씨의 표현은 어느 정도 객관적이고 타당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