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마저 中서 판매량 감소...'토종'에 밀려 고전하는 車업체들

이태성 기자 2023. 10. 1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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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토종 브랜드에 밀려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점점 중국 토종 브랜드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현지 공장의 규모를 어쩔수 없이 줄이는 등 쉽지 않은 상황에 빠져 있다"며 "그러나 중국에서 판매를 회복하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도 크게 올라가는 만큼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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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뉴스1) 이준성 기자 =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이유(Porte de Verseille)’ 전시회장에서 ‘2022 파리국제모터쇼(MONDIAL DE L’AUTO PARIS)’ 프레스데이가 열려 한 ‘미디어 관계자가 대륙의 테슬라'로 불리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 비야디(BYD)의 플래그쉽 모델 ‘한(HAN)’의 운전석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2022.10.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토종 브랜드에 밀려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을 견고하게 장악하고 있던 테슬라마저 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판매 전략을 놓고 완성차 업체들의 고민이 크다.

16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에서 지난달 판매된 순수전기차(BEV)는 2022년 같은 기간보다 9.4% 증가한 50여만 대다. 반면 테슬라는 전년 동기보다 10.9% 감소한 7만4073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주력 판매차종인 모델3와 모델Y의 9월 판매량은 8월보다 12% 떨어졌다.

전기차 판매가 늘었지만 테슬라의 파이는 더 줄어들었다. 변화를 이끄는 건 현지 전기차 브랜드다. 중국 전기차 1위 기업 BYD는 지난달 순수전기차 15만1193대를 판매했다. 테슬라 판매량의 두배다.

그동안 중국 자동차 시장은 독일의 폭스바겐과 일본의 토요타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주도해왔다. 이들은 중국과 합작 법인을 통해 현지에 생산라인을 만들고 판매를 확대했다. 그러나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신차 시장은 전기차 비중이 30%에 달할 정도로 전동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고, 현지 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가파르게 늘려나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살펴봐도 이같은 추세는 뚜렷이 나타난다. 지난 1∼8월 중국계 브랜드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848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2% 늘었다. 시장 점유율은 54.2%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7%보다 6.5%p 올라섰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점점 중국 토종 브랜드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는 상황이다.

CAAM 등에 따르면 독일계와 일본계 브랜드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9년 24.2%, 22.7%에서 올해 1∼8월 18.7%, 14.5%로 떨어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올해 1∼8월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동일한 1.6%다. 한때 연간 판매량 200만 대를 목표로 삼았던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4만 대 판매에 그쳤고, 올해도 30만 대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지난해 연간 2356만대의 승용차가 판매된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이 시장을 빼앗기면서 느끼는 위기감은 상당하다.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 현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만한 차량을 꾸준히 출시하고 할인 정책을 펴는 등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아가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5'를 중국에서 처음 공개한 것도 이때문이다.

다만 중국 현지 업체들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만큼 경쟁력을 다시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때문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인도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GM의 탈레가온 공장 인수를 확정하고, 기존 첸나이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해 오는 2025년부터는 100만 대 현지생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테슬라 역시 인도에 연간 50만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고 일본과 독일 업체들도 비슷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현지 공장의 규모를 어쩔수 없이 줄이는 등 쉽지 않은 상황에 빠져 있다"며 "그러나 중국에서 판매를 회복하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도 크게 올라가는 만큼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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