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군은 경례, 여군은 애교?…성차별 논란에 구조물 철거

장영준 기자 2023. 10. 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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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 도라산전망대에 설치된 남녀 군인 구조물. 왼쪽은 성차별 논란이 불거진 철거전 모습, 오른쪽은 여군 철거 후 남군 등신대만 남은 모습. 군인권센터 제공

 

남자 군인은 경례를, 여자 군인은 애교를 부리는 듯한 모습으로 성차별 논란이 불거진 군인 구조물이 끝내 철거됐다.

17일 군인권센터 등에 따르면 파주시는 도라산 전망대 잔디광장에 설치된 군인 형상 구조물 2점 가운데 여군 등신대를 지난달 30일 철거했다. 군인권센터 군성폭력상담소의 "군 성별 인권 침해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결과다.

문제의 구조물은 남성과 여성 육군 간부로 추정되는 등신대의 얼굴 위치에 구멍을 내 도라산 전망대 방문객이 본인 얼굴을 넣고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남군은 바른 자세로 경례를 하고 있는 반면, 여군은 애교를 부리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어 성차별 논란이 일었다.

군성폭력상담소는 "문제의 구조물은 성차별적 역할을 고착화하는 것으로서 왜곡된 성별 역할을 심어줘 군인으로서 일선 현장에서 땀 흘리며 복무하는 여군을 차별하고 배제한다"며 "이러한 일상 속 차별과 배제는 향후 여군이라는 귀중한 인적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해당 구조물은 남군만 남아 있는 상태다. 파주도시관광공사 측은 "추후 다른 여군 구조물을 설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군성폭력상담소는 "본 사안처럼 성차별을 비롯한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성인지 감수성에 입각한 대안을 모색하고 이를 실현해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적극 활동하겠다"고 전했다.

장영준 기자 jjuny5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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