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비정규직 불법·갑질계약? 여기로 신고하세요”

노동인권단체 엔딩크레딧·직장갑질119
‘방송현장 불법계약서 신고센터’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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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준비 단계부터 참여해도 편성이 안 되거나 엎어지면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아예 돈을 받을 수 없거나, 회사 사정에 따라 주면 받고 안 주면 못 받는 거죠.”(비정규직 방송작가 A씨)

“거의 매일 야근하고 12~14시간 일했지만 시간외수당은 전혀 받지 못했어요. 계속 이쪽 일을 할 거라 노동청 신고도 못 해요.”(방송 비정규직 B씨)

방송 비정규직 노동인권단체 ‘엔딩크레딧’과 직장갑질119는 오는 18일부터 11월17일까지 온라인(gabjil119@gmail.com)으로 ‘계약서 봐 드려요: 방송현장 불법계약서 신고센터’를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신고센터에 불법·갑질계약서를 신고하면 두 단체 소속 변호사와 노무사 10여명이 계약서를 분석하고 상담을 제공한다. 신고는 방송현장 노동인권 실태 파악에도 활용된다. 두 단체는 상담 이후 노동청 집단 진정, 고소·고발 등 법률대응도 지원한다.

엔딩크레딧·직장갑질119가 개설하는 ‘방송현장 불법계약서 신고센터’ 안내 포스터

방송 비정규직은 실질적 노동자로 일하면서도 ‘프리랜서 계약’을 맺는 탓에 노동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 지난달 1일 엔딩크레딧이 출범식에서 공개한 실태조사를 보면, 응답자 58.0%(218명)는 최근 참여한 프로그램에서 ‘프리랜서 계약을 맺었다’고 했다. 17.8%(67명)는 ‘구두계약’을 맺었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73.2%로 직장인 평균의 2배에 달했다. 58.4%는 “방송사를 상대로 근로자지위 확인소송(정규직 전환 소송)을 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엔딩크레딧은 “방송 현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프리랜서들은 실제로 방송사의 지휘 감독하에 일하는 ‘무늬만 프리랜서’인 경우가 허다하다”며 “근로계약서를 쓰고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으며 일해야 하지만, 프리랜서 계약을 했다는 이유로 노동법 사각지대에서 근로시간, 휴일, 휴가,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등과 관련된 어떠한 권리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엔딩크레딧은 “방송 현장 전반에 더 이상 불법계약서가 난무하지 않고, 근로계약서 작성, 근로기준법 적용이 정착되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엔딩크레딧과 직장갑질119는 오는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YTN 앞 사거리에서 오프라인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어 11월21일 국회 토론회를 열어 방송 비정규직 계약 실태를 공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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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비정규직 노동자 10명 중 7명, ‘직장 내 괴롭힘’ 경험
     https://www.khan.co.kr/national/labor/article/2023090119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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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