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휴대전화 '몰래 녹음'…아내 외도 의심한 남편의 죗값은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이혼소송 중 아내 외도를 의심해 관련 증거 수집을 위해 대화를 몰래 녹음하고 위치를 추적한 혐의로 기소된 남편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는 17일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4)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보호관찰과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아내 B(46·여)씨에게 어떤 동의도 받지 않고 B씨의 차량에 휴대전화를 몰래 둬 대화 내용을 녹취하고 위치 정보를 수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같은 해 자택에서 늦게 귀가했다는 이유에 화가 나 B씨를 향해 빨래 건조대 봉을 휘둘러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타인 간의 공개되지 않은 대화를 몰래 녹음하고 위치를 추적하는 행위는 헌법상 보장된 통신의 비밀과 자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피해자는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을 종합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