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처우도 보완해줘야"…'의대 증원' 순수 이공계는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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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이 지금보다 최대 1000명까지 늘 수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의대 쏠림·이탈'로 몸살을 겪어 온 순수 이공계의 한숨은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 교수는 "의대가 없는 중하위권 대학은 이공계 학생들의 이탈과 신입생 모집난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고강도의 대학 교육이 필요한 이공계 핵심 분야에서는 아주 난처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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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SKY 중도탈락 증가세…의대 쏠림 심해질까
"지금도 물리·화학 전공 수요 없는데…가속화될 것"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의대 정원이 지금보다 최대 1000명까지 늘 수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의대 쏠림·이탈'로 몸살을 겪어 온 순수 이공계의 한숨은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17일 교육계와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현 고2가 대학 입시를 치르는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이 현재 3058명에서 약 3분의 1인 1000명 가량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공공·지방의료 확충을 위해 의사를 늘리겠다는 의도이지만, 순수 이공계 입장에서는 악재로 받아 들여진다.
1985년부터 후학을 양성한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지금은 물리, 화학, 기계공학 이런 걸 전공하는 학생들이 거의 없어졌는데 의대 증원이 이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의대 정원이 동결된 지금도 의대를 가기 위한 이공계 학생들의 이탈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상태다.
종로학원의 대학알리미 분석에 따르면 카이스트를 비롯한 4개 이공계특성화대학의 중도탈락자 수는 2019년 176명에서 지난해 268명으로 52.3%(92명)나 증가했다. 입시업계에서는 이를 의약학계열 진학에 도전하기 위해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본다.
소위 'SKY'로 볼리는 서울·고려·연세대 이공계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SKY 자연계를 다니다 그만둔 중도탈락자는 총 1388명(재적 학생의 40%)으로, 2018년 921명(2.7%)에서 50.7%(467명) 늘었다. 연세대 공학계열(119명), 고려대 생명공학부(69명), 서울대 생명과학부(25명) 등에서 지난해 많은 중도탈락자가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17년 째 동결됐던 의대 입학의 문이 넓어지면 의대 쏠림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순수 이공계의 시각이다.
오랜 의대 정원 동결에도 보건의료 관련 의약계열 입학정원은 2003년에서 지난해 147% 급증했지만, 순수 자연계열 입학정원은 같은 기간 17.5% 감소한 바 있다.
한 국립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의사 수가 늘어날 때까지 충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공계 교수나 연구자들도 굉장히 많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미래 세대인 학생들이 보기에도 '이공계 진학하면 큰일 나겠구나'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국가적인 방향에서 의사 수를 늘릴 순 있지만 과학기술에 대한 경제적 처우나 사회적 평판도 보완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의대가 없는 중하위권 대학은 이공계 학생들의 이탈과 신입생 모집난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고강도의 대학 교육이 필요한 이공계 핵심 분야에서는 아주 난처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nockro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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