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방송" vs "낙하산 사장"…여야, KBS 국감서 피켓 대결

[the300][2023 국정감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한국방송공사·한국교육방송공사 국정감사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장제원 과방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KBS)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승래 과방위 야당 간사에게 노트북에 부착된 피켓을 떼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23.10.17.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KBS의 신임 사장 임명 제청, 편파보도, 수신료 분리징수 논란 등을 두고 강하게 충돌했다.

과방위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국방송공사(KBS)·한국교육방송공사(EBS)에 대한 국정감사를 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민 KBS 신임 사장 임명 제청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허숙정 민주당 의원은 "KBS 이사회의 박민 사장 임명 제청 의결이 위법 절차에 의한 명백하고 분명한 무효"라고 했다. 그러면서 "임명 절차도 비상식적이고 졸속이다. 법원 판결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후임자를 선정하는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도 "박민 사장 (후보) 추천 과정에서 내부 규칙과 절차를 어기며 너무 무원칙하게 강행이 됐다"며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일정을 앞당겨 무리하게 강행하고 신임 사장을 선임했는지 알아야 한다. KBS 이사진 없는 국정감사는 맹탕 국감"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KBS 등 TV 수신료 분리징수도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 KBS 경영진의 무리한 교체와 수신료 분리 징수 등이 7월달 부터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다"며 "조직 장악에 그치지 않고 재정적 기반 자체를 뿌리째 흔들며 공영방송에 대한 퇴로를 자행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KBS의 편파방송 및 방만경영 논란 등의 문제에 화력을 집중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KBS는 대통령 방미 기간 패널의 80% 이상을 좌파 친화적 인물로 구성했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비과학적으로 선동하는 편파방송을 진행했다"며 "공영방송임에도 이러한 편향성 때문에 국민의 80%가 수신료 분리 징수에 찬성하고 57%가 수신료 폐지에 찬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대선을 코앞에 두고 KBS는 라디오는 물론 9시 뉴스에서도 검증도 없이 대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가짜뉴스를 버젓이 보도했다"며 "신뢰로 여는 통합의 창이 아니라 불신을 조장하는 가짜뉴스 확성기들이 설치는 무대로 전락해 있는 KBS가 이에 국민 앞에 사과하기는커녕 반성할 일이 없다고 항변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앞서 이날 국정감사에서 김덕재 KBS 사장 직무대행(부사장)은 '뉴스타파' 인터뷰 인용 보도 관련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과징금 결정에 대해 "저희 보도에 비해 좀 과도하다"며 "저희 입장에서는 사과할 내용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 한국교육방송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 자리에 'KBS 민노총 노영방송 국민은 분노한다'가 적힌 피켓이 붙어 있다. 2023.10.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날 오전 국정감사는 민주당의 피켓을 시작으로 대치하면서 시작한 지 28분 만에 파행하기도 했다.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자신들의 좌석마다 '윤석열 정권 방송장악 규탄한다', '공영방송 낙하산 사장 결사반대'라는 피켓을 내걸었다.

이에 장제원 과방위 위원장은 "이렇게 피켓을 붙이고 상호 간 질의를 하면 정치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며 기관장 인사말 이후 피켓을 제거해달라고 당부하며 회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오전10시30분 쯤 기관장 인사말이 종료 후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피켓을 제거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2년 전) 지난번 국감 때는 과방위와 관계도 없는 대장동 특검을 하라고 (국민의힘이) 피켓을 붙이지 않았느냐"며 "먼저 사과하라"고 했다. 여야 간 고성과 항의가 쏟아지자 장 위원장은 오전10시33분 정회를 선언했다.

이후 KBS·EBS에 대한 국정감사는 16분 만에 재개됐고 국민의힘은 'KBS 민노총 노영방송 국민들은 분노한다'는 피켓을 달며 민주당 피켓에 맞불을 놨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