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의대 증원 반대" 의사 유튜버들, 이번엔 "상황 달라졌다"
2025학년도 대입부터 의과대학 정원을 확대하는 방안과 관련해 의사단체들이 잇따라 성명서를 내고 대응을 마련하는 가운데 의사 유튜버들도 입장을 밝히고 있다.
17일 구독자 113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의 안과 전문의 이낙준 씨는 "와병하다 와보니 큰일이 벌어졌다"며 "영상으로 말씀드리는 것이 예의겠으나 제 상태가 앞으로도 몇달간은 촬영이 어려울 거 같아 글로 말씀드린다"면서 3년 전 입장을 밝힌 공공의대 도입 반대와 더불어 현재 진행 중인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2006년부터 18년째 연 3058명으로 묶여 있는 전국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025학년도부터 1000명 이상 늘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2025학년도에 의대 신입생을 1000여명 더 선발한 뒤 윤석열 대통령 임기 만료(2027년 5월) 이전에 확정되는 2028학년도까지 이렇게 늘어난 정원을 유지하거나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정원 확충과 관련해서 정부와 의사 단체는 이미 2020년 한 차례 충돌한 바가 있다. 당시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리고 공공의대를 설립하는 안을 추진하자 전공의를 포함한 의사들은 총파업과 집단 휴진을 벌였다. 또 일부 의대생은 국가고시를 거부하기도 했다
이씨는 3년 전 공공의대와 관련한 입장에 대해 "닥터프렌즈는 처음부터 정치적인 사안은 건들지 말자는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의견 개진은 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심화되었고 불똥이 튀기 시작했다"며 "정책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모두의 의견을 표명하라는 댓글이 어마어마하게 달렸고, 이에 영상 촬영에 대해 회의를 했고, 이것은 의료 현안에 관한 사안이며 닥터프렌즈 개개인은 모두 현장에 있는 당사자이기에 이에 대한 의견 표명은 할 수 있겠단 결론을 내렸다"면서 당시 해당 콘텐츠를 제작한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올린 영상에는 무수히 많은 비난 댓글이 달렸다. 심지어 살해 협박도 달렸다"며 "이 경우 인공지능이 삭제하게 되는데 우리가 지웠다고 하면서 더더욱 분노하는 분도 계셨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처음엔 이해가 잘 안 갔던 것도 사실이고, 화도 났었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채널이 갖는 영향력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의사들이 선출한 사람들은 아니지만, 시각에 따라 의사들을 대변하는 채널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고 돌아봤다.
최근 논란이 되는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에 대해 "공공의대나 이번 정책이나 목표는 필수 의료 회복과 지방 의료 회복 두 가지일 것"이라며 이에 대한 반박과 함께 우려를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제 개인적인 생각에 또다시 파업과 같은 격렬한 투쟁이 있을 것 같진 않다"며 "저는 일개 의사고, 그마저도 진료 현장을 떠난 지 4년이 되어가는 사람이다 보니 집행부 생각이야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 주위의 분위기는 이전과 다르다"고 전했다.
이씨와 함께 닥터프렌즈 채널에 출연했던 내과 전문의 우창윤 씨는 "이낙준 선생님은 촬영이 가능한 상황이 아니라 글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며 "(의대 정원과 관련한) 영상 촬영은 이번 주 목요일(19일)로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이 계속해서 건강하게 유지됐으면 한다"며 "저희도 환자가 되고, 제 아이들도 언젠가 나이 들고 아플 날이 올 테니 말이다"고 덧붙였다.
이들에 앞서 구독자 27만명의 유튜브 채널 '우리동네 산부인과, 우리동산' 커뮤니티 게시판에도 "아유 지겹다"며 "정책을 우리하고 의논하고 정하는 것도 아니고, 바빠 죽겠는데 종일 뉴스를 보고 있는 것도 아닌데 '입 다물고 있다'고 뉴스 나오자마자 댓글 달고 있는 분들께 말씀드린다"면서 의대 정원 증원 추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우리동네' 채널 운영자들은 '기피 부서'로 알려진 산부인과 전문의 3인이 운영하고 있다. 이들 역시 앞서 공공의대와 관련해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들의 날 선 반응에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자 "대통령이 누구 건 상관없이 의대생 증원은 반대한다"며 "의대 증원해봐야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안한다"며 "정책 만드는 사람들 진짜 머리에 뭐 들어있나"라고 감정을 내비쳤다.
이어 "온라인 커뮤니티 조심하라"며 "함부로 우리 씹다가 경찰서에서 만난다"면서 악의적인 비난에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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