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비극으로 얼룩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열흘의 기록’[라운드업]
이스라엘 지상군, 가자 진입 땐 더 큰 비극 우려
지난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이 16일 열흘째에 접어들었다. 열흘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양측의 사망자는 이미 4000명(15일 기준)을 넘어선 상태다.
특히 하마스에 대한 대대적인 ‘보복’을 선언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연일 공습을 이어가면서, ‘지붕 없는 감옥’이라 불리던 가자지구는 이제 ‘감옥’이 아닌 ‘지옥’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 열흘간 세계를 경악하게 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 DAY-1 │2023년 10월7일 │하마스 공격의 시작
죽음은 지상과 공중, 해상에서도 왔다. 이스라엘에서 7일간의 유대 명절 ‘초막절’이 끝나는 날이던 7일 오전 6시30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분리 장벽을 넘어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 기습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작전명은 ‘알아크사 홍수’.
※ 알아크사(Al-Aqsa)란?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 사원으로, 메카·메디나와 함께 이슬람 3대 성지 중 하나다. 알아크사가 위치한 동예루살렘은 이슬람교 뿐만 아니라 기독교, 유대교 등 3대 계시 종교의 공동 성지로, 이 때문에 이곳을 두고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4월 이스라엘은 알아크사에 경찰을 투입해 예배 중이던 팔레스타인인들을 체포한 데 이어, 5월엔 극우 정치인들이 사원 경내에 기습적으로 들어가는 등 팔레스타인을 도발했다. 2021년에도 알아크사 사원을 둘러싼 갈등으로 ‘11일 전쟁’이 발발했다. 하마스는 최근 서안지구 공습, 알아크사 폭력 사태를 비롯해 지난 수십년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가했던 탄압이 이번 공격의 이유라고 밝히며 작전명을 ‘알아크사 홍수’로 명명했다.
무장세력은 중장비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변에 세운 분리장벽을 부쉈고, 모터보트와 패러글라이더까지 동원해 육·해·공 모든 방면으로 이스라엘 영토에 침투했다. 지하 방어벽과 감시 센서 등 ‘최첨단’을 자부하던 이스라엘의 국경 분리장벽은 속수무책 뚫렸다. 로켓 공격을 막기 위한 저고도 방공 시스템 ‘아이언돔’도 5000여 발의 로켓포 공격에 무력화됐다.
침투한 무장대원들은 남부 마을 20여 곳을 공격해 닥치는 대로 민간인을 살해하고 납치했다. 이스라엘 남부에서 열린 레임 키부츠 음악 축제 현장은 순식간에 ‘학살의 현장’으로 바뀌었다.
이스라엘도 반격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교전을 벌이는 한편 ‘철의 검’ 작전으로 가자지구 북부부터 남부에 이르기까지 전역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보복 공습을 시작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대국민 성명을 통해 “오늘 상황은 군사작전이 아니라 전쟁”이라며 “적들은 그동안 본 적 없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붕 없는 감옥’이라 불리는 가자지구에서 이어질 전쟁의 서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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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310081717001
▲ 하마스, 왜 지금 공격했나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310081501001
▲‘최첨단’ 국경은 어떻게 패러글라이더에 뚫렸나?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310081327001
◆ DAY-2│10월8일 │이스라엘, ‘전쟁’ 공식 선포···강력 보복 예고
하마스의 공격이 전쟁으로 비화하는 데는 채 24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공격 이틀째인 8일, 이스라엘 정부는 공식적으로 하마스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강력한 복수”를 예고하며 “하마스가 있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틀간 양측 사상자는 사망자 약 1100명(이스라엘 700명·팔레스타인 413명)을 포함해 5000명을 넘어섰다. 레임 키부츠 음악 축제 행사장 주변에선 260구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하마스 공격 당시 참혹한 상황이 담긴 영상이 속속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라왔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서 ‘100명 이상’의 인질을 붙잡았으며 가자지구 곳곳에 분산 수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16일 하마스는 억류된 인질이 200~250명이라고 밝혔으며, 이스라엘은 199명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본격적인 개입에 나섰다. 미국은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이 긴급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이후, 미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 항모 전단을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로 급파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와 군사 장비 지원도 약속했다.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아랍연맹(AL)에 긴급회의를 요청했다. 아랍연맹은 “양측은 무장 대립을 중단하라”면서도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이스라엘의 정책은 지역 안정을 위협하는 시한 폭탄”이라고 비판했다.
하마스 공격의 배후에 이스라엘의 ‘앙숙’이자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있다는 의혹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을 통해 제기됐다. 다만 미국 정부는 이란이 개입한 직접적인 증거는 파악하지 못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1973년 욤키푸르 전쟁 후 50년 만에 최악 사태로 치닫고 있는 전쟁이 중동 주변국으로 확산할 것이란 우려도 고조됐다. 하마스는 다른 아랍 국가들에도 봉기를 촉구했고, 이란의 직접적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동참하면서 전쟁 개입에 나섰다.
하마스 지지를 선언한 헤즈볼라는 이날 레바논 및 시리아와 접경한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점령지 ‘셰바 팜스’(Shebaa Farms)에 여러 발의 로켓과 박격포를 쏜 뒤 배후를 자처했다.
이날 중동 전역에서는 이스라엘과 미국 국기를 불태우는 시위가 벌어졌으며 이라크, 레바논, 시리아, 예멘 등에서는 하마스 지지 시위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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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310082115005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310092115015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310081653011
◆ DAY-3│10월9일 │가자지구 ‘전면 봉쇄’ 시작
전쟁 사흘째인 9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 봉쇄’를 선언했다. ‘피의 보복’을 예고한 이스라엘은 “전기도, 식량도, 연료도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이 닫힐 것”이라고 했다. 잦은 공습과 빈곤에 허덕여온 가자지구 주민 230만명이 더 큰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여기서 잠깐! 가자지구는 왜 ‘지상 최대 감옥’으로 불리나
☞관련 기사 바로 가기 :‘중동 화약고’ ‘세계 최대 감옥’···가자지구 어떤 곳?
이스라엘군은 이날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가자지구 인근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경계엔 수만명의 이스라엘군이 집결하면서 곧 지상군 투입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스라엘군은 예비군 30만명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이날도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계속하자, 하마스도 납치한 인질을 처형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민간인 주택을 사전 경고 없이 공격할 때마다 이스라엘 민간인 1명을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시작하더라도 인질의 안전이 이번 사태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지만, 이스라엘 극우 내각에선 강경 대처를 주문해 논란을 일으켰다. 내각 내 대표적인 극우 인사로 꼽히는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하마스를 잔혹하게 공격해야 한다”면서 “인질 문제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 중에는 이스라엘인 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네팔, 태국 등 다수의 외국인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 이후 양측의 사망자는 이날 1500명을 넘어섰다. 현지 치안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전 세계 주요 항공사들은 속속 이스라엘 지역에 대한 운항 중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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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Y-4│10월10일 │가자 공습 계속···국제사회 ‘봉쇄’ 비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에 국제사회는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유엔은 “민간인 생명을 위협하는 포위 공격은 국제인도법 위반”이라고 비판했고, 유럽연합(EU)도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지만, 이는 국제법과 국제인도법을 준수한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민간인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에서도 국제사회는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분열했다. 중심을 잡아야 할 유엔은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고, EU 역시 팔레스타인에 대한 원조를 중단했다고 밝혔다가 6시간 만에 이를 철회하는 등 혼란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최악의 이스라엘-하마스 갈등에 중재자가 없다…유엔은 유명무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은 이날도 계속됐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포격의 중점은 정확성이 아니라 피해”라며 가자지구 내 민간인 피해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쟁 나흘째인 이날 양측의 사망자는 1600여명(이스라엘 900명, 팔레스타인 77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의 지상전 임박 신호도 곳곳에서 감지됐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경계를 따라 군사력을 증강하고 포위를 강화했다.
한편 미국 정부의 지원 무기를 실은 군 수송기가 이날 처음으로 이스라엘에 도착했다. 세계 최대 규모 핵추진 항공모함인 제럴드 포드 항모 전단도 이날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에 배치됐다. 미국 정부는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 구출을 위해 특수작전부대와 인질 구출 전문가 역시 파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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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박’한 지상전, 어떻게 전개될까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310111207001
◆DAY5│10월11일 │전기도, 물도 끊겼다…가자지구 인도적 위기 본격화
가자지구의 위기가 본격화됐다. 전쟁 닷새째인 11일, 가자지구 내 유일한 발전소가 이스라엘의 전력 중단으로 가동을 멈췄다. 이날까지 가자지구에서는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 26만3000명이 이재민이 됐다. 365㎢ 면적에 약 230만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가자지구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 중 하나다.
하마스의 공습 이후 이스라엘군은 이날까지 가자지구에 4500개 이상의 로켓을 발사해 130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다. 국제법으로 보호되는 유엔 건물도 파괴됐다. 과거와 달리 이번 공격에는 민간인들에 대한 사전 경고도 없었다. 양측의 사망자는 약 2200명(이스라엘 1200여명, 팔레스타인 1050여명)을 넘어섰다.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 첫 교전도 발생했다. 시리아가 전날 이스라엘 영토로 다수의 박격포를 발사함에 따라 이스라엘군도 시리아 정권 기지를 폭격했다. 이날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를 폭격하면서 확전에 대한 긴장감은 더 커졌다.
이스라엘이 예비군 동원에 박차를 가하면서 소집된 예비군 수는 36만명까지 늘어났다. 이는 이스라엘 인구(약 920만명)의 4%에 해당하는 수치이자, 1973년 욤키푸르 전쟁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동원이다.
세계 각국은 수송기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에서 자국민을 대피시키는 ‘대탈출 러시’를 시작했다.
네타냐후 정부의 사법부 무력화 법안 추진 등으로 극한 갈등과 분열을 이어온 이스라엘 정치권은 이번 전쟁을 계기로 결집했다. 이날 이스라엘은 야권 인사까지 참여하는 비상 통합정부와 전시 내각을 구성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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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310121434001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310121550001
◆DAY6│10월12일│‘지옥’이 된 ‘감옥’…포격 속 갈 곳 없는 가자 주민들
전쟁 엿새째인 12일, 양측 사망자는 약 2700명(이스라엘 1300여명, 팔레스타인 1400여명)을 넘어섰다. 부상자까지 합하면 사상자는 1만여명을 넘겼다.
가자지구 봉쇄와 포격이 계속되며 인도주의적 붕괴 시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이스라엘군이 국제적으로 금기시되는 치명적인 살상 무기 백린탄을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들을 풀어주기 전까지는 전기와 가스, 물 공급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봉쇄가 길어지면서 가자지구는 최소한의 병원 운영조차 어려운 단계로 진입했다.팔레스타인 보건부는 물을 구할 수 없는 이들이 60만명에 달하며, 일부 병원은 우물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적십자위원회도 “가자지구의 병원들이 영안실로 변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는 “가자지구의 의료 시스템이 한계점에 이르렀다”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내 이재민은 하루 전에 비해 30% 늘어나 34만9000여명까지 증가했다. 미국 정부는 미국인과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인접국 이집트로 대피시키는 방안을 관련국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규모 난민 유입을 우려한 이집트는 국경을 여는 것을 거부했다. 이스라엘의 봉쇄에 이집트까지 국경을 폐쇄하며 주민들이 가자지구를 빠져나갈 수 있는 모든 통로는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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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하는 세계
“이스라엘 규탄 하버드대생은 안 뽑을 것”…역풍 맞은 미 대학가
최루탄·물대포 꺼낸 프랑스,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 금지령
◆DAY7│10월13일│이스라엘, 대피령 발동 “24시간 내 떠나라”
전쟁 일주일째에 접어든 13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체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110만명의 민간인들에게 “24시간 이내 대피”를 명령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며칠 내로 대규모 작전을 실시할 것”이라며 “가자시티 주민들은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위해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밝혔다.
이 발표는 이스라엘군의 대대적인 지상전이 곧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반면 하마스는 이를 이스라엘의 ‘심리전’으로 규정하며 가자지구 주민들을 향해 떠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미 공습과 물·가스·전기·생필품 완전 차단 조치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은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피란 행렬이 시작됐다. 그러나 대피령에 따라 남쪽으로 피란에 나선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이 안전을 보장했던 도로에서 공격을 받아 70명이 숨지고 200명이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란길에 올랐다가 이스라엘군의 계속되는 공습에 발길을 돌린 이들도 있었다. 유엔은 짧은 시간 안에 100만명 넘는 사람들이 대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역시 이스라엘의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하마스의 후원자인 이란을 압박했다. 미국 정부는 당초 동결을 해제하려 했던 이란의 원유 수출 자금 60억달러(약 8조원)을 다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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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310131654011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310131411001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310131449001
◆DAY8│10월14일│ 네타냐후 “다음 단계 다가온다”…지상군 투입 초읽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가자지구 인근에 주둔한 이스라엘군 부대를 방문해 “다음 단계가 다가온다”며 지상군 투입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스라엘 국방부 또한 성명을 내고 “공중, 해상, 지상 작전을 포함한 포괄적인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으로 인한 전면전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하마스를 지원해온 이란은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스라엘에 경고장을 날렸다. 호세인 아미르 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엔 ‘레드라인’이 있으며,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실행한다면 이란도 이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분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할 경우 전쟁이 다른 중동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아무런 보호수단 없이 맨몸으로 전쟁 한복판에 내몰린 가자지구 주민들은 대피령 예고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이날도 필사의 탈출 행렬을 이어갔다. 이스라엘의 ‘24시간 대피령’에 국제사회의 우려와 비판이 쏟아지자 이스라엘은 대피 기한을 이날 6시간 더 연장했지만,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 검문소인 ‘라파 통로’는 이날도 열리지 않았다.
많은 이들은 “가자에 안전한 곳은 없다”며 대피를 포기했다. 국제기구와 일부 국가들이 가자지구에 보낸 구호물품들도 가자 내부로 진입하지 못한 채 이곳에 발이 묶였다.
국제사회에선 이스라엘이 발령한 ‘주민 대피령’이 국제법상 전쟁 범죄에 해당하는 ‘강제 이주’와 다름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가자지구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대피 명령을 강제이주인 ‘제2의 나크바’로 여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나크바(Nakba)란?
‘재앙’이라는 뜻의 ‘나크바’는 1948년 이스라엘 국가가 세워지면서 자행된 강제이주 조치로, 당시 75만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살던 땅에서 쫓겨났다. 이 과정에서 500개가 넘는 팔레스타인 마을이 파괴됐고 수천명이 목숨을 잃었다. 마크 린치 조지워싱턴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가자지구 사람들은 가자지구 밖으로 대피할 경우 전쟁이 끝나더라도 결코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면서 주민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적 통로를 만드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쟁이 계속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중재로 진행해오던 이스라엘과의 수교 협상을 중단,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추진해온 ‘중동 데탕트’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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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31015150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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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납치 ‘인질 가족’이 공격 중단 호소한 이유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310152059005
◆DAY9│10월15일│등 돌리는 국제사회···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저울질
가자지구의 참혹한 상황이 전해지면서 국제사회 여론이 차츰 변하기 시작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가 습격을 일제히 공격했던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군의 대대적인 보복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극심해지자 본격적으로 이스라엘에 경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아랍연맹(AL)과 아프리카연합(AU)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지상 작전 전개는 전례 없는 규모의 대량학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국가와 국제단체는 20개를 넘어섰다.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이자 지원국인 미국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하마스는 완전히 제거돼야 한다”면서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하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 섬멸을 위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은 용인하지만, 점령은 안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 발발 후 첫 각료회의를 열어 ‘하마스 절멸’을 재차 강조했다. 미국은 이날 민간인들이 ‘라파 통로’로 대피할 수 있도록 가자지구 남부에 대한 공습을 일시 멈추기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곧바로 “휴전은 없다”며 이를 부인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9일째를 맞이한 이날 양측의 사망자는 4100명(이스라엘 1500명, 팔레스타인 2670명)을 넘어섰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이지만,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이 거세게 전개되면서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는 이미 이스라엘 사망자 숫자를 훌쩍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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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향후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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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한 가자지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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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0│10월16일│결국 국경은 열리지 않았다···비극이 향하는 곳은
일각의 희망적인 관측과 달리 ‘탈출로’는 열리지 않았다. 전날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은 전쟁 발발 열흘째인 16일 가자지구의 유일한 탈출로인 라파 통로가 열릴 것이라고 공지했고, 이에 새벽부터 검문소 앞은 몰려든 인파로 장사진을 이뤘다. 그러나 국경 개방은 이날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스라엘-하마스 양측 모두 구호품 반입과 외국인 철수를 위한 ‘일시 휴전’ 관측을 일제히 부인한 가운데 가자지구의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전기와 식수, 구호품 등의 반입을 끊으며 이곳을 완전 봉쇄한 지 이날로 8일째에 접어들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관련 실시간 기사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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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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