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카터스빌 공장서 12월에 첫 모듈 생산할 듯… 착공 9개월여만 ‘초 스피드’” [밀착취재]

정재영 2023. 10. 17.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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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카터스빌·달튼 태양광 공장 르포
‘솔라 허브’ 완공 임박한 한화의 미래

“미국 카터스빌 공장 모듈동 첫 라인은 12월 첫주 생산이 목표다.”

미국 애틀랜타 시내에서 차로 30분 떨어진 카터스빌 공장 등 한화그룹이 구축 중인 북미 유일의 통합 태양광 생산기지 ‘솔라 허브’ 완공이 임박했다. 카터스빌 공장 등에 투입된 3조2000억원은 한화의 역대 해외사업 투자 중 최대 규모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카터스빌 공장이 준공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이다. 미국 애틀랜타 시내에서 차로 30분 떨어진 카터스빌 공장이 완공되면 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북미 유일의 태양광 통합 밸류체인이 갖춰진다. 한화솔루션 제공
11일(현지시간) 카터스빌 공장에서 만난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최대연 인프라 담당 상무는 “올해 3월만해도 숲이 우거진 작은 동산이었다”며 “전체 공정률은 17% 정도지만 모듈동은 철골 골조가 끝나고 배관공사가 진행되는 등 50%가 넘어 두달 안에 완료될 것”이라고 했다.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패널)로 이어지는 태양광 통합 밸류체인 중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4개 공정이 카터스빌에 갖춰지는데, ‘L’자 형태의 공장 외곽을 돌면 2.5㎞나 된다.

모듈과 셀에 이어 한화가 처음 구축하는 잉곳, 웨이퍼 공정까지 본격 가동하면 북미 최초의 태양광 핵심 밸류 체인이 완성된다. 원재료인 친환경 폴리실리콘은 최근 지분을 인수한 REC실리콘의 워싱턴주 모지스레이크 공장에서 수력 발전을 기반으로 생산해 조달하고, 셀을 보호하고 내구성을 강화하는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시트는 한화첨단소재가 카터스빌 인근에 신설 중인 공장에서 공급할 계획이다.

130만㎡에 달하는 카터스빌 부지에 눈독을 들인 글로벌 기업은 많았다.

애틀랜타공항에서 1시간여 떨어진 입지가 강점으로, 물류 편의성 및 고급 인력 접근성이 좋아서다. 하루 3∼4개 기업이 부지를 들러볼 정도였는데, 미국 물류 중심지이자 인구성장이 빠른 조지아주는 한화를 택했다. 조지아주는 현지 대학과 맞춤 인력을 양성해 공급하는 ‘퀵스타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한화는 조지아공대 장학생을 선발해 내년부터 지원한다. 카터스빌 공장 완공시 달튼 1·2공장 인력과 유사한 1700여명의 신규 인력이 투입된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만, 투자 환경이 좋은 지역은 카터스빌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카터스빌 공장은 첫 삽을 뜬 지 9개월여만에 첫 모듈이 나온다. ‘초 스피드’다. 모듈 재료인 셀은 공장 완공 전까진 진천에서 공수한다. 최 상무는 “누구도 믿지못할 속도일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서두르는 이유는 보조금 혜택을 폭넓게 누리기 위해서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달튼 2공장에서 자동화 로봇이 모듈 프레임을 조립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제공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발효된 올해부터 ‘태양광’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하는 기업은 최대 40%(태양광 30%+내수 10%)의 세액 공제 등을 받는다. 아울러 10년간 누리는 와트(W)당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은 모듈 7센트, 셀 4센트, 잉곳·웨이퍼 5센트, 폴리실리콘 1센트 등이다. 한화가 모듈에 우선 집중하는 건 이런 혜택 차이 외에 열·화학 작업이 많고 첫 경험인 잉곳·웨이퍼 공정 구축에 시간이 더 걸리는 탓이다.

내년 하반기 카터스빌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연 3.3GW 규모 모듈이 생산된다. 2018년 지어진 달튼 공장은 1.7GW인 생산 능력을 최근 5.1GW로 늘렸다. 두 지역 공장 정상가동시 모듈 생산능력은 8.4GW다. 지난해 미 전역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의 절반 가량으로, 약 13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전력량이다. 실리콘 전지 기반 모듈을 만드는 태양광 기업 생산 능력으로는 북미 최대다. 모든 공장 가동시 혜택은 1년에 1조원 정도다.

애틀랜타에서 차로 1시간여 떨어진 달튼 1·2공장도 가봤다.

한국·말레이시아산 셀을 들여와 모듈만 생산하는데, 올 여름 증설된 2공장엔 자율이동로봇(AMR) 30대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라인 4개인 달튼 2공장에선 하루 최대 2만장의 모듈 생산이 가능하다. 카터스빌 공장(3개 라인)에서 1만5000장(추정치), 달튼 1공장(3개 라인)에서 1만3000장 등 두 지역 공장에서 하루 최대 4만8000장의 모듈이 나오게 된다.

2공장에선 전류 생성 최소단위인 셀 132개(11×12)가 EVA시트에 고정된 가로 2m, 세로 1m의 모듈이 쉴새없이 생산됐다. 셀과 모듈 크기는 발주로 달라진다. 외부 연결장치인 정션박스를 달고 프레임 작업을 한 뒤 안전검사를 거치고, 자연광과 비슷한 제논램프로 1000W를 쏘아 출력이 정상인지 확인한다. 모듈 생산에 통상 4시간이 걸리는데 경화 작업만 3시간30분가량이다. 습도와 온도가 맞아 실리콘이 안쪽부터 잘 굳어야 원하는 출력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 FQC(최종 품질 검사)에서 육안으로 깨지거나 찍힌 부분, 오염과 연결상태 등을 확인한 뒤 출하된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달튼 2공장에서 자율이동로봇(AMR)이 모듈 제품을 출하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제공
2018년 2월 달튼 공장 부지 선정 때부터 일한 최병용 달튼 공장장(COO)은 “재생에너지 확장의 해외 첨병 역할이라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한화의 지난해 미 태양광 시장 점유율은 주택용 33.7%로 5년째, 상업용은 17.7%로 4년째 1위다. 고부가가치 주택용과 상업용 시장에 주력해 온 한화가 미국에 솔라허브를 구축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2031년까지 전세계 태양광 시장은 연평균 7% 성장이 예상된다. 같은 기간 북미 성장률은 19%나 된다. 신재생에너지 중 태양광 비중 역시 2020년 19%에서 2050년 51%로 급증한다는 예측이 있다.

섬 등 일부 지역에선 태양광 발전단가가 기존 전력 이하로 떨어졌다. 미 워싱턴과 28개주는 신재생 에너지 목표를 설정하고 투자 유인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인접산업 연계효과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태양광 시대가 온 것이다. 한화는 솔라허브 완공을 기점으로 전체 시장의 85%로 중국이 장악한 발전용 시장 점유율도 확대할 방침이다.

박흥권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미국사업본부장은 “더이상 모듈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턴키 사업이나 프로젝트 개발, 투자도 같이 하면서 중국 업체와 경쟁에 직접 노출되는 부분이 줄고 있다”며 “보조금 몇 센트로 싸우는 게임이 아니라 누가 더 안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공급자 역할을 해 온 브랜드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향후 대형 발전용 시장은 물론 태양광·배터리 토탈 솔루션 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해 경기 사이클에 덜 민감한 구조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지난 1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파트너십 등 대형 유틸리티 기업과의 장기 협력관계 구축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 美카터스빌 공장 개요
 
모듈 공정 : 6만4000㎡
셀 공정 : 5만8000㎡
웨이퍼 공정 : 1만6000㎡
잉곳 공정 : 5만㎡
유틸리티 부속품 공정 : 3만9000㎡
 
전체: 22만7000㎡(약 6만8600평)
 
■한화솔루션 美카터스빌·달튼 공장 일일 모듈 생산능력
 
-카터스빌 공장(라인 3개) : 1만5000장
-달튼 1공장(라인 3개) : 1만3000장
-달튼 2공장(라인 4개) : 2만장
 
<자료:한화솔루션>

카터스빌·달튼(조지아주)=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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