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美 태양광 정조준한 밸류체인 최강자…한화 카터스빌[르포]
인근 달튼 1·2공장과 함께 내년 모듈 연산 8.4GW 확보…상반기만 500억 세제혜택
(애틀랜타=뉴스1) 김종윤 기자 =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공항에서 차를 타고 북서쪽으로 약 한시간. 산 중턱에 자리한 한화솔루션(009830)의 카터스빌 공장은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했다. 부지 면적은 축구장(7140㎡) 182개와 맞먹는 130만㎡다. 주차장을 지나 현장에 들어서자 수십대의 중장비와 인력들이 바쁘게 오갔다. 잉곳·웨이퍼·셀·모듈 공장 건물 외관 길이를 더하면 2.5㎞다. 높이 30m에 달하는 모듈동은 다른 생산시설과 달리 제법 제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 美 카터스빌 3조 투자…모듈 연산 3.3GW
한화솔루션은 올초 투자비 3조원에 달하는 카터스빌 공장을 착공했다. 인근 달튼 공장과 달리 태양광 산업의 밸류체인인 잉곳·웨이퍼·셀·모듈을 한곳에서 생산하는 북미 유일한 통합 생산단지다. 지난 9월 기준 공장 준공률은 17%다. 하루에 투입되는 공사 인원은 400명 이상이다. 동원된 중장비도 80여대에 달했다.
카터스빌 공장의 모듈 연산은 3.3GW다. 내년 본격 가동하면 전체 연산은 달튼 1공장(1.7GW)과 2공장(3.4GW)을 더해 총 8.4GW로 확대된다. 8.4GW는 130만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차를 타고 현장에 들어서자 전체 공장 중 모듈동의 경우 지붕 공사가 완료됐고 일부 직원들이 전기·기계·배관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건물 바로 옆엔 지붕 위에 설치되는 공조시스템 약 30대가 대기 중이었다.
잉곳·웨이퍼 건물 공사는 초기 단계였다. 현장 직원들은 중장비를 이용해 바닥을 지지할 철근 구조물을 설치하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공정이 요구되는 만큼 공사 시간은 길 수밖에 없다.
최대연 미국제조본부 인프라담당임원은 "모듈동은 내년 4월부터 생산을 시작한다"며 "모듈이 인센티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 잉곳→웨이퍼→셀→모듈 밸류체인 구축 '북미 유일' 태양광 사업의 핵심 밸류체인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이다. 카터스빌 공장은 북미에서 유일하게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밸류체인을 모두 생산한다.
폴리실리콘의 경우 지분 투자를 통해 확보했다. 한화그룹은 미국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REC실리콘의 지분 33%를 확보한 최대주주다. 양측은 지난달 4조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10년 동안 쓸 폴리실리콘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또한 한화솔루션의 자회사 한화첨단소재는 1억4700만달러를 투자해 카터스빌 공장 인근에 EVA시트 공장을 짓고 있다. EVA 시트는 습기와 먼지 등 외부 환경으로부터 태양광 셀을 보호하고 수명을 유지하는 핵심 자재다.
류성주 큐셀부문 미국제조본부장은 "카터스빌 공장은 10년 이상의 태양광 사업 운영 노하우를 집약한 최첨단 생산기지"라며 "미국 최대이자 유일한 태양광 통합 밸류체인을 구축해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달튼 공장 자동화 설비…불량률 최소화
카더스빌 공장과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달튼 1·2공장(30만㎡)은 한창 모듈을 생산하고 있었다. 1공장은 24시간 가동 체계를 유지하고 현지 시장에 대응 중이다. 2공장은 지난 7월 양산에 돌입하고 생산량을 늘리는 단계다.
약 200m 길이의 공장에 들어서자 두루마리 휴지 모양의 EVA시트가 기기에 투입됐다. 이후 셀·와이어(스트링)와 연결하는 모듈 초기 생산 작업으로 이어졌다.
모듈 공정의 핵심은 시뮬레이터다. 모듈에 자연에 가까운 광을 쏘고 실제 전기 생산 성능을 측정하는 작업이다. 현장 직원들은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불량 제품을 잡아냈다. 막바지 공정에선 직원이 맨눈으로 모듈의 전·후면을 확인했다.
2공장은 1공장과 비교해 자동화 시스템이 한층 강화됐다. 공장 입구에 마련된 원자재 창고에서 나온 AMR(자율이동로봇)이 바닥에 그려진 붉은 선을 따라 이동했다. 모듈 측면을 보호하는 프레임 조립 공정엔 1공장과 달리 로봇팔이 배치됐다. 로봇팔은 쉴 새 없이 프레임을 옮기고 있었다.
최병용 한화솔루션 달튼공장장은 "1공장 불량률은 0.8% 수준에 불과하다"며 "2공장은 램프업(생산량 확대) 단계"라고 설명했다.
◇ 폭발적 성장 美 시장 대응 정조준
한화솔루션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미국 태양광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 생산·판매를 지속해서 강화할 방침이다.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태양광 설치 수요는 2022년 19GW에서 2026년 44GW로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의 세제혜택도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현지에 제조 시설을 보유한 기업에 1W(와트) 기준으로 △모듈 7센트 △셀 4센트 △잉곳·웨이퍼 5센트의 혜택을 준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상반기에만 508억원을 영업이익에 반영했다.
류성주 본부장은 "현지 협력업체와 유기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며 "미국 현지 태양광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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