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는 말한다] “수확할 굴이 없어요”…고수온 특보 해제 후에도 집단 폐사

정길훈 2023. 10. 17.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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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무더위는 절기상 처서를 지나 9월 중순까지 이어졌습니다.

바다 수온 역시 평년보다 높게 유지되면서, 양식 어류 폐사가 잇따라 어민들의 마음 고생이 심했는데요.

지난달 말 전 연안에 고수온 특보가 전면 해제되고 성큼 다가온 가을에 날이 쌀쌀해지면서 좀 나아질까했는데, 전남 고흥 해역에서 굴 등 어패류의 집단 폐사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고수온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추정된다는데, 정길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청정 해역인 고흥 앞바다의 한 양식장입니다.

양식 줄을 들어 올려 보니 굴이 덩어리로 맺혀 있습니다.

겉보기엔 멀쩡한데 껍데기를 까 보면 성한 게 없습니다.

이맘때면 굴 알맹이가 지름 4~5센티까지 자랐어야 하지만 빈 껍데기 뿐입니다.

[정정운/고흥굴생산자협회장 : "현재 상태에서는 99%가 죽어 있습니다. (알이 없네요?) 거의 없죠. 하나도 없습니다."]

정상적으로 자라난 굴의 경우 이달 말부터가 본격적인 수확 시기이지만 보시는 것처럼 굴이 전량 폐사해서 수확할 물량이 없습니다.

인근의 가리비 양식장, 종패를 키운 그물을 걷어 보니 가리비도 집단 폐사했습니다.

최근 고흥 해역에서 어패류 집단폐사를 신고한 양식어가는 백52어가, 피해액이 80억 원에 이릅니다.

수산당국은 고수온 영향으로 뒤늦게 피해가 난 것으로 추정합니다.

지난여름 고수온 특보가 57일로 역대 가장 늦은 기간까지 지속됐고 특보 해제 후에도 고수온 스트레스 여파로 피해가 이어졌다는 겁니다.

[이정완/고흥군 해양수산과장 : "고수온 피해는 고수온이 발생해서 바로 발생되는 게 아니고 지속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해제된 이후에도 폐사가 지속돼서…"]

고흥군은 국립수산과학원 등 관계기관과 함께 피해조사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정길훈입니다.

촬영기자: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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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훈 기자 (skyn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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