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축구팬 2명 브뤼셀서 총격 사망···경찰, IS 출신 용의자 사살
스웨덴인 남성 2명 사망·1명은 중상 입어
“난 IS출신” SNS에 용의자 주장 영상 게재
벨기에 경찰, 튀니지 출신 용의자 사살
유로 2024 축구대회 예선전이 벌어진 벨기에 브뤼셀에서 16일(현지시간) IS(이슬람 국가) 출신이라고 주장하는 남성의 총격으로 스웨덴인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팔레스타인계 또는 유대계를 향한 혐오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사건이어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벨기에 일간 HLN과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15분쯤 브뤼셀 도심 생크테레트 광장 인근에서 스쿠터를 타고 나타난 남성이 한 건물 입구에서 모두 8발의 총탄을 발사했다. 한 목격자는 이 남성이 총격을 시작하기 전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다고 말했다. 남성은 범행 후 스쿠터를 타고 도주했다.
총격으로 남성 2명이 사망하고 다른 남성 1명은 중상을 입었다. 사망한 남성 2명은 스웨덴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고 벨기에 언론들은 전했다. 이날 총격은 약 5㎞ 떨어진 경기장에서 유로 2024 벨기에-네덜란드 예선전이 벌어지기 직전에 일어났다.
벨기에 경찰은 튀니지 출신으로 브뤼셀 스하르베이크 지구에 거주하는 45세 남성 압데살렘 라수에드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추격했다. 그는 17일 오전 스하르베이크 지구의 한 카페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사살됐다. HLN은 소식통을 인용해 압데살렘이 망명 신청을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벨기에 수사당국은 아직까지 용의자의 범행동기나 피해자 신원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자신이 압데살렘이라고 주장하는 남성의 영상이 올라왔다. 그는 “나는 IS 출신”이라면서 “무슬림의 이름으로 복수를 했고 스웨덴인 3명을 죽였다. 그들이 나를 용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총격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반팔레스타인 또는 반유대인 혐오범죄 발생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일어났다. 앞서 지난 14일 미국 시카고에서는 팔레스타인계 6세 소년이 “무슬림은 죽어야 돼!”라고 외친 한 70대 집주인에 의해 살해됐고, 지난 13일에는 프랑스 한 고등학교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인 20세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교사가 사망했다.
HLN은 압데살렘이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시카고에서 살해된 6세 소년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압데살렘은 “그들은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26번이나 찔려 죽은 아이의 사건을 ‘범죄’라고 부른다”면서 “만약 죽은 아이가 기독교인이고 살인자가 무슬림이었다면 그들은 ‘테러리즘’이라고 불렀을 것”이라고 적었다.
사건 발생 후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스웨덴 총리에게 조의를 표하고 테러 대응 수위를 최고 등급으로 올렸다.
군나르 스트롬메르 스웨덴 법무장관은 “끔찍한 소식을 들었다”며 사태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웨덴은 지난 8월 반무슬림 시위대가 쿠란을 불태우는 등 극단적 시위 여파로 무슬림 세계의 분노가 커지자 테러 경보를 두 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높이고 테러 위협을 경계해왔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후 유럽에서는 혐오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7일 이후 반유대주의또는 테러 유발 행위에 연루된 혐의로 102명이 체포됐고, 지난 주말 독일 베를린에서는 유대인 거주 건물들에서 ‘다윗의 별’ 낙서가 잇따라 발견됐다. ‘다윗의 별’은 과거 나치 정권이 유대인들을 식별하기 위해 유대인 상점 또는 주택에 표시한 별 모양 문양이다. 영국 런던에서도 하마스 공격 이후 반유대주의 사건 신고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급증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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