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마스 맞불에 가자지구 피눈물…바이든 중동行 실마리 풀까
바이든, 18일 이스라엘·요르단 방문…아바스 수반 등 아랍권 회동 예정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전쟁이 발발한지 11일째에 접어든 17일(현지시간) 양측이 보복에 보복을 거듭하는 강대강 대치로 일촉즉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하마스는 지상전에도 준비돼있다고 맞섰다. 이스라엘의 주적으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을 지원해온 이란은 이스라엘에 '선제적 조치'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헤즈볼라 간의 교전이 격해지고, 봉쇄된 채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받은 가자지구는 기본적인 식량·물·의약품도 없는 '생지옥'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 이스라엘 등 중동지역을 방문하겠다고 전격 발표해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스라엘 "후퇴 없다" vs 하마스 "지상전 준비돼"…이란 '선제 조치' 경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섬멸하기 전까지 후퇴는 없다고 거듭 공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6일 오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한 하마스를 섬멸할 때까지 가자지구에서 군사 작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총리실이 밝혔다.
하지만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의 대변인 아부 오바이다는 같은 날 TV로 방송한 성명에서 "우리 국민을 상대로 지상 공격을 감행하겠다는 점령자(이스라엘)의 위협은 두렵지 않으며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이다는 현재 가자지구에는 200명에서 250명 사이의 인질이 있으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사망한 인질의 수가 22명이라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민가를 공습할 때마다 인질 1명씩을 살해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스라엘과 대립하는 이란은 '선제적 조치'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16일 자국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저항전선'이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 정권(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어떤 행동도 취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항전선은 적(이스라엘)과 장기전을 벌일 수 있다"며 "앞으로 수 시간 안에 저항전선의 선제행동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선제행동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저항전선은 이스라엘과 미국에 맞선 지역 국가들과 세력을 이란이 지칭하는 말이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저항전선이 레바논 헤즈볼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역 전역에 형성돼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방문' 바이든 확전 막을까…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도 회동
중동지역에 긴장이 날로 고조되는 가운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8일 이스라엘과 인근 아랍 국가를 방문하기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이스라엘을 나흘 만에 재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6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해 이스라엘 정부 인사들과의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중차대한 시점에 이곳에 올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계획을 발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방문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연대를 재확인하고 이스라엘이 하마스 등 테러리스트로부터 국민을 지킬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별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 기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롯한 전시 내각과 만나 이스라엘의 전략과 작전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이어 같은 날 요르단 암만을 방문,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을 비롯해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도 만날 계획이다.
이 같은 발표는 세계 주요국이 이스라엘의 지상전 돌입과 중동 지역 확전을 막기 위해 외교 총력전에 나선 상황에서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이번 이스라엘 방문에서 이스라엘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이란의 개입이나 이스라엘의 '과도한 보복'에 의한 확전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테러'로 규정하고 핵추진 항공모함 2척을 이스라엘 인근 해역에 보냈으며 탄약과 무기도 지원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번 무력충돌이 '중동전쟁'으로 확대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피력했다.
지상전 '초읽기'에 교전 격화…'아비규환' 가자지구 구호 숨통 트일까
지상전을 앞두고 가자지구에서는 물론 이스라엘-레바논과의 접경지대에서의 교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알카삼 여단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민간인을 살해한 데 대한 보복으로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을 향해 로켓포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언론들도 이스라엘 의회인 크세네트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사이렌이 울려 의원 일부가 대피했다고 보도했다.
알카삼 여단은 또한 아슈켈론 등 다른 이스라엘 도시와 가자지구 인근 이스라엘 군 기지도 폭격했다고 발표했다.
가자지구에서도 알쿠드스 병원 주변까지 이스라엘의 폭격이 가해졌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또한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공습하고 있으며 관련 작전을 위해 레바논과의 국경 인근 주민을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는 3천명에 육박하며, 부상자는 1만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1천500명가량이 숨지고 약 4천명이 다쳤다.
이런 가운데 블링컨 장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민간인에게 구호 물품을 제공하는 것이 합의했다고 밝혀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는 가자지구에 숨통이 트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기습 뒤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해 모든 물자와 에너지 공급을 차단하고 하마스 근거지로 추정되는 시설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가자지구에서는 물, 연료, 의약품이 바닥나고 유엔 구호도 중단돼 주민들은 탈출구도 생존 수단도 없는 재앙적 상황에 놓여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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