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 아들 잃은 팔레스타인 아버지, 두 형제마저 잃었다
이한주 기자 2023. 10. 17. 12:12
23년 전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11살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형제들까지 잃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튀르키예 국영 통신사인 아나돌루 아잔시(Anadolu Ajansı, AA)는 현지시간 16일 “팔레스타인 2차 인티파다(민중봉기) 당시 아들을 잃은 자말 알두라가 이스라엘 공습으로 두 형제와 형제의 가족을 잃고 다시 애도하고 있다”며 관련 영상을 올렸습니다.
영상에서 자말은 형제들의 시신을 어루만지며 애도를 표했습니다.
자말은 AA와 인터뷰를 통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형제가족을 포함해 수십 명이 숨졌으며 대부분 어린아이”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23년이 지난 지금도 무함마드의 죽음이 되풀이되며 아들의 피가 번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말은 지난 2000년 9월 30일 당시 11살인 아들 무함마드 알두라와 함께 중고차 시장을 다녀오다 총격에 휘말렸습니다. 자말은 필사적으로 총격을 멈춰 달라고 요청했지만 끝내 아들 무함마드는 이스라엘군의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자말 역시 두 다리와 팔에 총상을 입고 의식을 잃었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프랑스 2TV방송을 통해 이 참극이 알려지면서 해당 장면은 곧 팔레스타인 저항운동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중동 거리 곳곳에는 당시 장면을 그린 벽화가 그려졌고 화가 난 민중들의 봉기는 더 거세졌습니다.
이스라엘은 당시 민중봉기를 막기 위해 자치지역 재점령에 나서며 무력진압을 펼쳤고 이런 강경책은 결국 뒤이은 2006년 팔레스타인 입법부 총선에서 하마스가 다수당을 차지하는 결과로 이어지며 팔레스타인 내 대이스라엘 투쟁이 강경일변도로 변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한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번 자말 알두라 형제와 형제가족의 죽음을 포함해 현재까지 3천 명에 육박하고 부상자는 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1500여명이 숨지고 4천 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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