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법원 판사, 트럼프에 ‘비방 발언 금지’ 명령

“대선후보라도 면죄부는 없어”
트럼프, 두번째 명령에 “항소”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의혹사건을 담당하는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판사가 16일 법원·특검·잠재적 증인 등을 표적 삼아 비방하거나 게시물을 올리는 것을 제한하는 명령을 내렸다. 뉴욕 맨해튼지법에 이어 사법부로부터 두 번째 발언금지 명령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다.

CNN·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지법의 타냐 처트칸 판사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향후 재판 과정에서 법원 직원이나 잠재적 증인, 특검과 직원 등을 공개리에 표적으로 삼아 비방하는 것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라 해서 단순히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을 비방할 수 있는 면죄부를 받은 것은 아니다”라며 “정치는 이 법정 문에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처트칸 판사는 “트럼프는 4가지 중범죄 혐의를 받는 형사피고인”이라며 “그는 형사사법시스템의 감독을 받고 있으며 석방 조건을 따라야 한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말하고 행동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명령을 위반할 경우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처트칸 판사는 검찰 측 요청에도 불구하고 재판 배심원단을 모집하는 워싱턴DC나 법무부 전반에 대한 발언에 대해서는 따로 제한을 두지 않았다.

법원 명령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SNS를 통해 “발언제한 명령에 항소할 것”이라며 “마녀사냥”이라고 반발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처트칸 판사에 대해 “편향된 트럼프 증오 판사”라고 공격하고, 잭 스미스 특검에 대해서도 “미치광이” “깡패”라고 부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