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출자기관·법인, 내년부터 사업 타당성 심사 강화된다
내년부터 지방 출자기관이나 출자법인이 1000억원 이상 규모의 사업을 벌일 경우 중앙정부가 지정한 전문기관의 타당성 검토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기관의 사업 실패 등으로 지방재정에 부담이 커지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의 ‘지방공기업법 시행령’과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연내에 개정하고 내년 상반기 중 시행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지방자치단체나 지방공기업이 출자법인을 설립해 1000억원 이상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행안부 장관이 지정한 전문기관에서 사업 경제성이나 정책적 타당성 등을 검토받아야 한다.
이는 최근 지방자치단체가 출자한 출자기관이나 지방공기업이 출자한 출자법인이 난립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이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방자치단체는 출자기관을 83개에서 100개로 20.5% 늘렸다. 같은 기간 지방공기업은 출자법인을 50개에서 104개로 108% 늘렸다.
출자기관·출연법인이 사업 실패나 적자로 빚을 지게 되면 지자체나 지방공기업이 출자한 지분만큼 빚을 떠안게 된다. 특히 레고랜드 사태처럼 지방자치단체가 보증을 서는 경우 빚 전체를 떠안게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지방재정에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출자기관의 사업 실패는 지방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간 출자사업을 위한 타당성 검토는 기초단체의 경우 광역단체에서 설립한 지방연구원을 통해 받았고, 지방공기업은 별도의 전문기관 없이 타당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타당성 검토 기관이 여러 곳으로 분산돼 검토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의뢰기관을 바꿔가며 타당성 검토를 반복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는 해당 법령이 개정·시행되면 전문기관에 의한 지방 출자사업의 타당성을 엄격히 분석할 수 있게 돼 재정 낭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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