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시각장애인 접근 어려운 선거 공보물은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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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이나 후보자가 제출한 선거 공보물을 별다른 접근성 보완 조치 없이 시각장애인 유권자에게 그대로 제공하는 것은 차별행위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아울러 ▲시각장애인이 정책·공약 마당 누리집을 통해 비장애인과 동일하게 선거 관련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 점 ▲시각장애인 입장에서 저장매체가 어느 정당·후보자의 것인지 알 수 없는 경우 정확한 선거 정보가 제공됐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도 정당한 편의 제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 근거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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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 제공 소홀" vs "임의로 재가공 못 해"
인권위 "선관위,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 있어"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이나 후보자가 제출한 선거 공보물을 별다른 접근성 보완 조치 없이 시각장애인 유권자에게 그대로 제공하는 것은 차별행위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 8월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위원장에게 선관위 정책·공약 마당 누리집에 게시되는 선거 관련 정보 등을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접근·이용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인권위 결정문을 보면, 이 사건 진정인 A씨는 시각장애인으로, 지난해 6·1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선관위의 정책·공약 마당 누리집에 게시된 선거 관련 후보자 공약 등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일부 후보자가 게시한 '5대 공약' PDF 파일은 문자인식이 가능한 형태가 아니라서 시각장애인이 읽을 수 없었고, 책자형 선거공보 내용을 음성·점자 등으로 출력되도록 전환한 시각장애인 접근성 디지털 선거 공보는 정작 시각장애인이 확인할 수 없는 파일이었다.
또 한 후보자가 제출한 시각장애인 접근성 디지털 선거공보 저장매체에는 후보자 이름이 점자로 기재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 A씨는 이 공보물이 어느 정당·후보자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이에 A씨는 "선관위가 지방선거 진행 과정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선거공보 등을 제공하면서 편의 제공을 소홀히 했다"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시각장애인 접근성 디지털 선거공보의 제작 주체는 후보자"라며 "관할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의 해당 선거공보의 저장매체 배부 업무를 대행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정책·공약 마당 사이트의 자료는 정당과 후보자가 제출한 것을 편집 없이 그대로 게시하는 것으로, 공정성·중립성을 유지해야 하는 선관위가 임의로 해당 파일을 재가공할 수 없다"며 "선관위가 차별행위 주체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해당 선거공보 저장매체는 후보자의 선택에 따라 제출할 수 있는 점 ▲시각장애 선거인의 정보접근권 보장을 위해 정당·후보자를 대상으로 선거공보 관련 제출 방법 등을 안내한다는 점 등도 근거로 들었다.
이와 관련,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규정한 '배포'는 생산된 전자정보 및 비전자정보를 우편 발송, 홈페이지 게시 등을 통해 전달하는 것을 통틀어 표현한 것"이라며 "피진정인이 정당·후보자가 작성·제출한 선거 관련 정보를 사이트 게시 및 저장매체 발송 등의 방식으로 시각장애인에게 전달한 것은 '배포'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차별금지법상 공공기관 등이 생산·배포하는 전자정보 및 비전자정보에 대해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접근·이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수단을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선관위에는 A씨에 대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각장애인이 정책·공약 마당 누리집을 통해 비장애인과 동일하게 선거 관련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 점 ▲시각장애인 입장에서 저장매체가 어느 정당·후보자의 것인지 알 수 없는 경우 정확한 선거 정보가 제공됐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도 정당한 편의 제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 근거로 들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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