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 2배 웃돈에 "용팔이의 정점"…벌금 50만원→'무죄'

= 서울 서초구 대법원. 2015.8.20/뉴스1

온라인 쇼핑몰 게시판에 '용팔이'(전자제품 판매업자를 비하하는 용어)라는 비하하는 글을 쓴 20대 남성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5)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21년 2월 B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에 컴퓨터 메인보드를 40만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본 뒤 게시글 '묻고 답하기란'에 B씨를 향해 '이자가... 용팔이의 정점!!'이란 글을 게시해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당시 시세로 20만원 미만인 메인보드가 품절돼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B씨가 이를 이용해 제품 가격을 2배 이상 올려 폭리를 취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 같은 글을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씨의 모욕 혐의를 인정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해당 상품의 판매가가 통상적인 판매가보다 매우 높다"며 "다수의 다른 게시글에서도 폭리를 취하려는 B씨의 행태를 비판하는 내용이 있다는 점에서 A씨 표현은 어느 정도 객관적이고 타당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A씨가 글을 올린 곳은 소비자들이 판매자에게 상품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표현의 자유가 폭넓게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A씨의 표현은 어느 정도 객관적이고 타당하다"며 "게시 횟수가 1차례인 점과 '용팔이'라는 단어 외에 욕설이나 비방이 없다는 점을 보면 지나치게 악의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무죄 선고의 이유를 밝혔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며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