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2000명 늘려도 OECD와 격차 못좁혀”

정철순 기자 2023. 10. 1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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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의대 정원(2006년 이후 18년째 3058명 유지)을 지금보다 2000명 늘려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유지하는 수준에 그칩니다."

김윤(사진)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1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의대 정원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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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폭 증원 필요성’ 주장하는… 김윤 서울대 교수 인터뷰
“現 정원 OECD 60%에 못미쳐
70%는 늘려야 배출 숫자 비슷”
“일부 과목 쏠림 현상 있겠지만
전공의 배분 통해서 조절 가능”
“한동안 필수의료 공백 불가피
이들에 대한 처우 개선 필요해”

“전국 의대 정원(2006년 이후 18년째 3058명 유지)을 지금보다 2000명 늘려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유지하는 수준에 그칩니다.”

김윤(사진)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1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의대 정원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의대 정원이 OECD 국가 평균의 60%에 미치지 못한다”며 “현재보다 70%를 늘려야 배출되는 숫자가 겨우 비슷해지고, 거기서 더 많이 의사 수를 늘려야 격차를 좁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기준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임상 의사 수는 2.1명(한의사 포함 2.5명)으로, OECD 국가 평균 3.7명에 미치지 못한다. 인구 10만 명당 의대 졸업자 수는 7.6명으로 OECD 평균의 58% 수준이다. 김 교수는 “의사 단체를 중심으로 의사 수 부족과 관련한 여러 반박이 있지만, 산술적으로 봐도 부족한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 단체를 중심으로 의대 정원이 늘어나도 응급의학과·소아과·외과 등 필수의료 환경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피부과·성형외과 등 인기 과목 쏠림이 심할 것이란 주장이 강하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의대 전공의 양성 시스템은 전공과목별로 정원이 정해져 있어 지원한다고 무조건 다 받아주는 시스템이 아니다”라며 “피부과와 성형외과 등 일부 인기 과목에 쏠림 현상은 있겠지만, 대학 내 전공의 배분을 통해 상당 부분 조절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필수의료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을 통한 의료 공백 해소를 강조했다. 그는 “정부에서 필수의료 개선의 일환으로 응급의료 수가를 최대 200% 가산한다고 했지만 대부분 병원이 이익을 누리고 의료진에게 돌아가는 것은 극히 미비하다”며 “병원 내에서 배분이 왜곡되니 의사들이 수가 인상을 체감하지 못하고 필수의료 지원도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대 정원을 늘려도 한동안은 필수의료 공백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도 이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의대는 일종의 ‘인재 블랙홀’로 사교육 심화·이공계 인재 유출 등의 문제로 이어진다. 김 교수는 “의사들의 수입이 다른 직업에 비해 압도적이어서 의대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의사의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수입이 줄어들고 매력도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대 정원 확대에 따라 일시적으로 ‘의대 쏠림’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론 공정한 보상에 따라 청년들이 다양한 직업 선택을 할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은 정원을 유지할 경우에는 오히려 ‘의대 광풍’이 더 심화하면서 한국의 인재 배분 시스템과 의료 시스템 모두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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