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오픈런 해도 ‘오후 진료’… 산부인과 82%는 “분만 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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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소아과 문 여는 시간이 8시인데, 부모들이 최소 한 시간 전인 7시부터 계단에 줄 서서 대기를 해요. 아이 맡길 데가 없어 열나는 아이 안은 채 줄 선 경우도 봤는데, 일찍 접수를 못 하면 오후 늦게나 진료를 봐야 해 어쩔 수 없이 '오픈런' 하는 거예요."
소아과, 산부인과, 외과 등 필수의료 분야의 설 자리가 점차 줄어들면서 환자들이 겪는 고충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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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에 문 열면 7시엔 줄서야”
진료예약 앱도 ‘1분 컷’ 마감
‘분만 수가’ 미청구도 82%나
“동네 소아과 문 여는 시간이 8시인데, 부모들이 최소 한 시간 전인 7시부터 계단에 줄 서서 대기를 해요. 아이 맡길 데가 없어 열나는 아이 안은 채 줄 선 경우도 봤는데, 일찍 접수를 못 하면 오후 늦게나 진료를 봐야 해 어쩔 수 없이 ‘오픈런’ 하는 거예요.”
소아과, 산부인과, 외과 등 필수의료 분야의 설 자리가 점차 줄어들면서 환자들이 겪는 고충도 커지고 있다. 특히 소아과의 경우 최근 5년간(2018∼2022년) 개업한 곳(519곳)보다 폐업한 곳(550곳)이 더 많을 정도로 급감하는 추세여서, 동네 몇 안 되는 소아과 앞에 늘어선 긴 줄이 일상이 됐다. 서울 성북구에서 4살 아이를 양육 중인 김모(36) 씨는 “워킹맘이어서 병원 접수 모바일 앱을 이용하는 소아과를 찾아보기도 했는데, 앱 역시 ‘1분 컷’으로 예약이 마감됐다”며 “동네 소아과가 점점 줄어들어 ‘소세권(소아과 인근 지역)’에 사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 소아과 전공의 확보율도 2020년 71%에서 올해는 25.5%까지 급락하는 등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소아과 전문의가 되기 전에 중도 포기하는 비율도 2017년 6%에서 지난해 23%로 크게 늘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가운데 고질적인 저(低)수가(의료서비스 대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고, 보호자로부터의 민원·소송 부담도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필수의료 분야인 산부인과의 상황도 위태롭긴 마찬가지다. 올해 7월까지 전국 산부인과 10곳 중 8곳은 분만 수가를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분만 수가 미청구 비율은 82%였는데, 이는 해당 병원에서 출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필수의료 분야에 진입하는 신규 인력이 줄어들면서 이들 과목 전문의 중 50대 이상 비율이 증가하는 고령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단순한 의사 수 증원을 넘어 붕괴 위기의 필수의료 분야 수가 대폭 인상, 진료 환경 개선 등 특단의 대책이 함께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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