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반환대출 올해만 5.6조… 가계빚 ‘설상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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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시세가 기존 보증금보다 낮은 '역전세' 현상으로 모자라는 보증금을 메우려는 집주인의 은행권 대출이 올해 1∼9월까지 5조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세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전셋값이 고점이었던 2021년 계약했던 전세 만기가 속속 도래하고 정부의 전세보증금 반환목적 대출 규제 완화로 관련 가계 빚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신규 취급된 전세보증금 반환대출 액수도 32조2000억 원까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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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대출액 작년대비 14% 증가
6년간 신규액만 32조2000억
2021년 고점계약 만기 돌아와
하반기 가계부실 뇌관 될 우려
전세 시세가 기존 보증금보다 낮은 ‘역전세’ 현상으로 모자라는 보증금을 메우려는 집주인의 은행권 대출이 올해 1∼9월까지 5조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세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전셋값이 고점이었던 2021년 계약했던 전세 만기가 속속 도래하고 정부의 전세보증금 반환목적 대출 규제 완화로 관련 가계 빚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화일보 7월 3일자 1·6면 참조)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강민국(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전세자금 반환대출 취급 내역’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은행에서 새로 취급된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2만3000건으로 집계됐다. 취급 액수로는 5조60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9월과 대비했을 때 14.3%나 증가한 것으로, 가을 이사철을 고려할 때 전세자금 반환대출 판매 규모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신규 취급된 전세보증금 반환대출 액수도 32조2000억 원까지 늘었다.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1조8000억 원과 2조3000억 원 수준이었던 관련 대출은 2019년부터는 조 단위 이상으로 규모가 불어나 2020년 4조9000억 원, 2021년 8조1000억 원, 2022년 6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
전세보증금 반환대출은 최근 몇 년 사이 집값과 전셋값이 폭등했던 수도권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났다. 서울 14조 원(5만6000건), 경기 10조3000억 원(5만3000건), 인천 1조5000억 원(9000건)으로 수도권이 취급액수로는 전체의 80.1%를 차지했다. 특히 서울에서 취급된 전세보증금 반환대출의 31.4%는 강남구(1조9000억 원)와 송파구(1조3000억 원), 서초구(1조2000억 원) 등 3개 구에 집중돼 있다.
문제는 전세보증금 반환대출 규모가 커질수록 가계부채 위험도 높아진다. 연초에 비해 전세 가격이 오름 추세에 있긴 하지만 고점 대비 격차가 여전하고, 2021년 하반기 고점 계약들의 만기가 돌아오고 있어 역전세난 해소를 예단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가을철 이사 수요 증가, 정부의 한시적 전세보증금 반환목적 대출 규제 완화 등이 더해져 가계부채 위험이 더 고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 의원은 “역전세 현상은 전세보증금 미반환으로 인한 세입자 피해나 주택시장 하방 압력과 같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금융 당국이 지난 7월 전세금 반환 용도 대출 시 총부채상환비율(DTI) 60% 적용 등 대출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일정 부분 역전세 문제를 해소했으나, 규제 완화가 가계부채로 연결되지 않게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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