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테크] 화재 걱정 없는 전기차 배터리 나온다

UNIST-화학연-에기연, 고분자 반고체 전해질 개발
화재 원인 ‘라디칼 연쇄 반응’ 제어
기존 이차전지보다 수명 두 배 이상 늘려

송현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고분자 반고체 전해질 못 관통 실험 모습./울산과학기술원

국내 연구진이 불에 타지 않는 불연성 반고체 전해질을 개발했다. 한 번 불이 붙으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전기차 화재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송현곤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와 정서현 한국화학연구원 정밀화학연구센터 선임연구원, 김태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울산차세대전지연구개발센터 선임연구원 공동연구팀이 ‘불연성 고분자 반고체 전해질’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전기차 등에 장착된 이차전지는 불이 빨리 번져 화재 위험이 크다는 문제가 있다. 이차전지는 외부 충격이나 내부 단락으로 소재 온도가 급격하게 높아지고 열이 폭주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불연성 전해질은 이차전지의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연구됐는데, 과량의 난연 첨가제를 사용하거나 매우 높은 끓는점을 가진 용매를 가용했다. 하지만 전해질의 이온 전도도가 급격하게 감소해 성능이 떨어졌다.

연구팀은 전해질에 미량의 고분자를 첨가해 반고체 전해질을 만들었다. 고분자 반고체 전해질은 기존 액체 전해질보다 33% 높은 리튬 이온 전도도를 보였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새로 개발한 전해질로 만든 파우치형 이차전지는 작동할 때 발생하는 전해질의 불필요한 반응도 없애 기존보다 110% 향상된 수명을 가졌다.

연구팀은 우수한 성능과 불연성을 가지는 이유로 연소 과정 중 라디칼(Radical) 반응이 억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라디칼은 하나의 전자를 가지는 원자나 분자로 매우 불안정한 특성을 보인다. 전해질에 첨가한 고분자가 라디칼을 안정화했고, 이차전지에 못이 박혀도 폭발이 일어나지 않았다. 반고체 전해질 특허는 국내 5건, 해외 2건이 출원됐다.

송현곤 교수는 “UNIST는 전기화학, 화학연은 고분자 합성, 에기연은 배터리 안정성 실험을 진행했다”며 “고분자를 활용한 불연성 반고체 전해질은 기존 배터리 조립 공정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어 추후 불연성 배터리 상용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화학연, 삼성SDI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성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에 이달 13일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게재됐다.

참고자료

ACS Energy Letters, DOI: https://doi.org/10.1021/acsenergylett.3c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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