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맨 소환한 이·팔 전쟁[뉴스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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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예루살렘은 무엇입니까?(What is Jerusalem worth?)" "아무것도 아니야 모든 것이기도 하고(Nothing Everything)."
이 와중에 세계의 스트롱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17∼18일 양일간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회담에서 만나는 두 정상의 입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 자체가 스트롱맨의 귀환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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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예루살렘은 무엇입니까?(What is Jerusalem worth?)” “아무것도 아니야… 모든 것이기도 하고(Nothing… Everything).”
2005년 개봉해 국내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십자군 관련 영화 ‘킹덤오브헤븐’(Kingdom Of Heaven)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유명한 대화다. 예루살렘 왕국의 지도자 발리안의 질문에 이슬람 세력을 이끌던 중동의 ‘스트롱맨’ 살라딘은 이렇게 말한다.
‘아무것도 아니지만 모든 것이기도 한’ 예루살렘의 비극은 이로부터 10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히브리어로 ‘평화의 마을’이라는 뜻이 무색할 정도로 기독교와 이슬람은 신의 이름을 앞세워 예루살렘에서 수없이 많은 피를 흘렸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정파 하마스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은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국제 전문가들은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크게 약해지면서 발생한 이른바 ‘힘의 공백’이 역설적으로 전면전을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을 예상하지도 못할 만큼 허점을 드러냈다. ‘팍스 아메리카나’의 종말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국제사회의 경찰을 자부했던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이후 도널드 트럼프를 거쳐 조 바이든 행정부까지 중국을 유일한 경쟁자로 지목하며 중동 분쟁에 대한 개입을 줄여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신(新)고립주의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데탕트’도 가벼운 발담그기(light footprint)의 일환이었다.
이 와중에 세계의 스트롱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미국의 대안 세력으로 입지를 다지려는 중국과 러시아는 기회만 엿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면초가에 몰렸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전쟁을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다시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7∼18일 양일간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회담에서 만나는 두 정상의 입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 자체가 스트롱맨의 귀환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대선 출마를 본격화한 트럼프 전 대통령도 활발한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국제사회에서 스트롱맨이라는 단어가 본격 등장한 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2017년부터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화염과 분노’ ‘로켓맨’ 등 거친 표현을 일삼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듬해 정상회담을 여는 ‘깜짝쇼’를 열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시진핑·푸틴과 함께 스트롱맨 대열에 합류하는 영예도 안았다.
스트롱맨의 귀환에 김 위원장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핵무기와 지정학적 정세를 이용해 스트롱맨들과 함께 동북아 주도권을 잡을 수 있겠다는 오판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당시 스트롱맨을 옆에 태우고 운전을 자처했던 ‘한반도 운전자론’의 허상이 드러났다는 점은 또 다른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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