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환희는 이미 잊었다… 내 머릿속은 파리로 가득”

허종호 기자 2023. 10. 1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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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의 환희는 이미 잊었다고 했다.

황 감독은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그야말로 완벽한 우승을 일궈냈다.

황 감독은 "여운은 조금 남았는데 다음(올림픽)이 걱정스럽다"며 "다른 국가보다 준비가 느리다. (예선 통과) 경쟁국인 일본, 우즈베키스탄은 일찌감치 준비했고, 10월 A매치 기간에 해외파를 소집해서 평가전을 치르고 있다. 우린 아시안게임에 전념하느라 뒤처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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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
“1년도 안남은 올림픽 걱정
국내파로만 예선 넘어야해
항저우땐 41일간 밤샘분석
파리행 지금 준비해도 늦어
전술·데이터 등 철저히 대비”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을 이끈 황선홍 감독이 1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 카페에서 그간의 소감과 2024 파리올림픽을 향한 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 곽성호 기자

성남=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의 환희는 이미 잊었다고 했다. 이제 황선홍(55) 감독의 머릿속엔 앞으로 다가올 2024 파리올림픽 계획만 가득해 보였다.

황 감독은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그야말로 완벽한 우승을 일궈냈다. 7전 전승에 27득점, 3실점. 라이벌 일본과 결승전(2-1 승)을 포함해 모든 경기에서 화끈한 공격력으로 국민적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1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황 감독의 얼굴엔 오히려 근심이 묻어났다. 우승의 기쁨보다 1년도 남지 않은 파리올림픽 준비에 대한 걱정이 앞서 있었기 때문이다.

황 감독은 “여운은 조금 남았는데 다음(올림픽)이 걱정스럽다”며 “다른 국가보다 준비가 느리다. (예선 통과) 경쟁국인 일본, 우즈베키스탄은 일찌감치 준비했고, 10월 A매치 기간에 해외파를 소집해서 평가전을 치르고 있다. 우린 아시안게임에 전념하느라 뒤처졌다”고 설명했다.

파리올림픽 아시아 예선은 내년 4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으로 진행된다. 이 대회 1∼3위가 본선에 직행하고, 4위는 아프리카 국가와 플레이오프를 치러 본선행 여부를 가린다.

파리올림픽 아시아 예선은 국제축구연맹(FIFA) 매치 데이 기간이 아니기에 주축 선수 소집이 불가능하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 이한범(미트윌란), 권혁규, 양현준(이상 셀틱), 정상빈(미네소타 유나이티드) 등 중심 선수가 거의 해외파여서 소집에 제한이 있다. 황 감독은 “해외파 소집을 맘대로 못하니 국내 선수로만 예선을 통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점’이나 다름없다. 남은 시간과 싸우며 다시 한 번 치열한 준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대표팀을 위한 지원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항저우아시안게임 당시 상대 팀을 파악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전력분석관은 1명밖에 없었다. 황 감독은 전우성 전력분석관과 지난 8월 28일부터 아시안게임 결승전인 10월 7일까지 41일 동안 밤을 지새우며 연구했다. 그 여파인지는 모르겠으나 황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시달렸던 무릎 부상이 악화해 곧 수술을 받는다.

황 감독은 “예전처럼 감독이 혼자 알아서 하는 시대가 아니다. 훈련을 통한 육안 점검과 데이터를 통한 분석을 종합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 과학적인 시스템을 위한 인력과 행정적 지원이 필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사실 항저우아시안게임 준비는 쉽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우승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는 황 감독과 선수들을 압박했다. 우승해야 ‘본전’, 그렇지 못하면 ‘실패’로 낙인 찍힐 뿐이었다. 황 감독과 함께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했던 이천수도 금메달을 못 따면 황 감독이 파리올림픽 사령탑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항저우아시안게임 직전 에이스였던 이강인이 부상을 당하면서 부담은 더욱 늘어났다.

황 감독은 “선수 때 태극마크를 단 이후부터 항상 부담이 있었다”며 “하지만 부담을 이겨내는 건 내 몫이다. 압박 속에서 결과를 내야 하는 것이 감독과 선수의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심인 내가 흔들리면 팀 전체가 흔들린다고 생각했다”며 “이슈가 있을 때마다 선수들에게 ‘우리가 흔들리면 안 된다’ ‘목표를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정진하자’고 메시지를 전달해 다독였다. 팬과 언론, 외부의 우려를 이해한다. 그러나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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