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패배보다 더 고약한 與 당직 인선[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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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7.1%포인트 차이로 패배한 국민의힘에 후폭풍이 일고 있다.
그 첫 조치로 국민의힘 임명직 당직자가 전원 사퇴했고, 16일 그에 대한 인선이 발표됐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당직 인선은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의 책임과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국민의힘이 '유권자들에게 드리는 사과의 말씀'과 같은 성격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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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7.1%포인트 차이로 패배한 국민의힘에 후폭풍이 일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에서부터 후보 선택과 선거 전략에 이르기까지 패인 분석이 분분하고, 누가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지고 어떤 가시적 조치가 필요한지도 관심거리다. 그 첫 조치로 국민의힘 임명직 당직자가 전원 사퇴했고, 16일 그에 대한 인선이 발표됐다.
국민의힘은 수도권과 1970년대생을 전면에 배치해 ‘친윤, 영남’ 색채를 덜어냈다고 자평했다. 숫자로만 보면 7인의 새 당직자 중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사무총장과 박정하(강원 원주 갑) 대변인을 제외한 5명이 수도권 인사인 건 맞다. 그러나 이를 문자 그대로 ‘친윤 배제,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인사라고 설명하는 게 설득력이 있을까.
새 당직자 인선이 이번 보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요구에 부응했다면 여당에 대한 기대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까지는 오히려 이번 인선의 문제를 우려하는 쪽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특히, 이번 선거의 패배가 국민의힘 내부보다 ‘용산’에 있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는 데 대한 답변이 없다는 것은 큰 한계였다. 대통령실은 한껏 거리를 두고 있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많은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사는 그 자체로 국민에게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는 행위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당직 인선은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의 책임과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국민의힘이 ‘유권자들에게 드리는 사과의 말씀’과 같은 성격을 갖는다. 이번 당직 개편에선, 지명직 최고위원에 장애인이자 여성으로서 소외계층을 대변해 온 김예지 의원을 임명했다는 점 외에 국민에게 울림을 주는 어떤 메시지도 읽기 어렵다. 오히려 충청권에서는 김 대표가 약속했던 충청권 배려가 전혀 없었다며 벌써 자리 투정을 시작했고, 가뜩이나 힘겨운 선거를 치러야 할 호남권 인사는 아예 고려조차 되지 않았다.
이번 당직자 개편 인사의 핵심은 내년 총선을 준비할 사무총장 자리에 누가 가느냐였다. 이런저런 세평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재선 이만희 의원이 임명됐다. 개인적 능력 평가와는 별개로 대구 출신 윤재옥 원내대표에다 같은 경찰대 출신이면서 영남 출신인 이 총장 임명은, 내년 총선에서 서울과 수도권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국민의힘으로선 환영받을 선택으로 보기 어렵다.
사실, 이번 인사는 10·11 보선의 패배로 확인된 민심에 국민의힘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보여준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인선을 통해 김기현 대표의 한계를 다시 확인했다는 점 외에 어떤 순기능도 찾기 어렵다면 자칫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의 패배에 용산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세간의 평을 고려한다면 대통령실의 의미 있는 실질적 변화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지난 2020년 4월 총선 결과, 당시 미래통합당이 100여 석으로 쪼그라든 결과를 분석하면서 ‘영남 자민련’이라고 부른 사람이 많았다. 이번 국민의힘 당직 개편이 ‘도로 영남당’을 떠올리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대로라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차기 대통령으로 가는 레드카펫을 깔아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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