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평화의 염원으로 실을 감다[그림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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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시한 화염과 포연이 걷히는 순간, 도시의 한 부분이 시야에서 사라져버리는 끔찍한 살상 장면을 다반사로 접하고 산다.
저주와 피를 부르는 복수의 사슬을 끊는 데는 숱한 국제기구들도 무용지물이니 안타까울 뿐이다.
칼과 창을 녹여 쟁기와 보습을 만들려다 다시 날을 세우는 정세 속에서 최정윤 작가의 결연한 메시지가 소환되고 있다.
이렇게 군집을 이루니 형태는 군자란 같은 식물 형상으로 변신, 역한 피비린내도 방향(芳香)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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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시한 화염과 포연이 걷히는 순간, 도시의 한 부분이 시야에서 사라져버리는 끔찍한 살상 장면을 다반사로 접하고 산다. 저주와 피를 부르는 복수의 사슬을 끊는 데는 숱한 국제기구들도 무용지물이니 안타까울 뿐이다. 다들 무력 키우기에 여념이 없다. 무력은 있어야 하지만, 가진 순간 휘두르고 싶어 하니 문제다.
칼과 창을 녹여 쟁기와 보습을 만들려다 다시 날을 세우는 정세 속에서 최정윤 작가의 결연한 메시지가 소환되고 있다. 조각이나 설치 작업에서 흔치 않게 실을 매체로 하는 작가다. 칼의 온 면을 조심스럽게 감아가면서 색실로 덮는다. 원래의 칼집과는 동기가 다르다. 감미로운 색의 하모니가 매혹적이다 보니 칼의 정체와 기능마저 망각하게 만든다.
이렇게 군집을 이루니 형태는 군자란 같은 식물 형상으로 변신, 역한 피비린내도 방향(芳香)으로 바뀐다. 위협과 폭력, 권위라는 시퍼런 서슬에 대한 결박이면서도, 주술이나 벽사의 모티브가 살짝 엿보인다. 폭력과 심미, 이 둘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며, 선택은 사람에 달린 것이다. 날을 감춘다기보다는 다시 꺼낼 일 없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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