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 메이커’ 기부왕[오후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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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은 줄어도 마음은 더 커집니다." 지난달 13일 타계한 '기부의 왕' 이종환 전 삼영화학그룹 회장은 생전에 1조7000억 원을 쾌척했다.
그는 생전에 80억 달러 모두를 내놓은 '기부의 전설'이었다.
영국 자선지원재단의 '2022년 세계기부지수'에 따르면 한국 순위는 88위에 그쳤다.
여전히 기부에 탈세 의혹 꼬리표가 따라붙고, 2014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꾸면서 기부 문화가 위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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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은 줄어도 마음은 더 커집니다.” 지난달 13일 타계한 ‘기부의 왕’ 이종환 전 삼영화학그룹 회장은 생전에 1조7000억 원을 쾌척했다. 23년간 도움을 받은 장학생 수가 1만2000여 명, 박사학위 취득자도 750명에 달한다. 아시아 최대다.
얼마 전 미국 아웃도어 파타고니아의 이본 쉬나드 회장은 “지구가 우리의 유일한 주주”라며 지분 4조 원어치 모두를 환경보호에 내놓았다. 산악 등반가 출신의 그는 ‘필요하지 않다면 이 재킷을 사지 말라’는 자연 친화적 비즈니스를 펼친 이단아다. 그의 ‘절친’이자 노스페이스 창업자인 더글러스 톰킨스도 전 재산을 털어 남미 파타고니아의 200만 에이커(충청남도 면적과 비슷)를 사들였다. 자연 보호를 넘어 자연 복원을 꿈꾼 그는 이를 몽땅 칠레 정부에 ‘사람 손이 닿지 않는’ 국립공원으로 넘겼다. 톰킨스는 2015년 그곳 헤네랄 호수에서 카약 여행을 하다 돌풍에 휘말려 자연으로 돌아갔다.
지난 9일 세계 최대 면세점 DFS의 창립자인 찰스 프란시스 피니가 타계했다. 그는 생전에 80억 달러 모두를 내놓은 ‘기부의 전설’이었다. 그의 지원금으로 세워진 1000여 개 건물에는 그의 이름이 없다. 모든 기부는 철저히 무기명 수표로 했다. 평생 2만 원짜리 전자시계를 차고 아내와 함께 머물던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방 두 칸짜리 임대 아파트에서 숨을 거두었다.
심리학에선 기부를 남을 돕는 데서 느끼는 행복과 만족감을 강조하는 도움심리학으로 분석한다. 타인에게 도움을 주면 전두엽의 옥시토신이 많이 방출된다. 경제학에선 기부를 세금 혜택 같은 요인에 따른 사회교환이론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인간은 경제적 이익만 좇는 ‘호모 이코노미쿠스’를 넘어 서로 협력하는 동물이고, 선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는 ‘도덕 경제학’적 접근도 활발해지고 있다.
영국 자선지원재단의 ‘2022년 세계기부지수’에 따르면 한국 순위는 88위에 그쳤다. 중국보다 낮다. 여전히 기부에 탈세 의혹 꼬리표가 따라붙고, 2014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꾸면서 기부 문화가 위축됐다. 미국은 기부자를 ‘레인 메이커(Rainmaker)’로 부르며 온 사회가 존경한다. 레인 메이커는 가뭄 때 기도를 통해 단비를 내리게 하는 주술사를 일컫는 인디언 말에서 유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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