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탈출로 ‘라파’ 국경 수백 명 포격에도 밤샘 불사”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외부 세계 사이 유일한 통로로 꼽히는 라파 국경 통행로에 현지 시각 16일 저녁 폭발음이 들렸지만,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포격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집트와의 국경에 있는 라파 통행로 인근에서 검문소가 열리기를 며칠째 기다리던 수백 명은 포격에도 자리를 지켰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은 오전 한때 일시 휴전과 함께 라파 국경 통행로를 재개방하기로 이집트와 이스라엘, 미국이 합의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휴전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검문소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보낸 물과 식량·연료·의약품 등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 수십 대도 줄지어 선 채 그대로였습니다.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집트와 이스라엘, 미국은 인도주의적 재앙을 막기 위해 라파 통행로를 잠시라도 여는 방안을 며칠째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집트 당국자는 이스라엘이 폭격을 멈춘다는 확신을 주지 못한 데다 이집트를 거쳐 가자지구에 들어가는 트럭들을 철저히 수색해야 한다고 주장해 합의가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외국인이거나 다른 나라 여권을 가진 팔레스타인인들입니다. 그러나 국경이 좀처럼 열리지 않는 데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거세지면서 가자지구 탈출을 포기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남쪽으로 대피하라’는 통보 이후에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남부 공격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남부 상황 역시 절망적인 탓에 일부 피란민은 폭격이 더 거센 북부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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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진 기자 (nodanc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