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기현 체제, 지금부터 길어야 2주 갈 것”
탈당 및 신당 창당 가능성엔 “해석은 자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김기현 2기’ 체제가 길어야 2주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주부터 20%대 대통령 지지율이 나오는 조사들이 많이 나올 것이고, 2주 뒤 (김 대표가) 못 버틸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대한민국 국민들이 김기현 지도체제를 평가하는 것은 어느 정도 끝났다”면서 “선거대책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를 일찍 출범시키면 된다는 것은 탁상공론이다. 지금 무슨 권위로 선대위와 공관위를 출범시키냐”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김 대표가 친유승민계였던 중도 성향의 유의동 의원을 신임 정책위의장에 임명한 것에 대해 “지금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이라든지 김기현 대표 스스로가 새로운 비전을 못 세웠다는 문제가 있는데, 정책위의장이 좋은 분이 왔다고 해서 세상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들을 인정해달라”라고 말했다. 그는 해병대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 등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 “보수가 입으로 많이 얘기하는 것을 실천하지 못했을 때 굉장한 책임감으로 다가온다”라며 “사람 하나 바보 만들고 끝내려고 한다면 이게 문재인 정부보다 나을 게 뭔가”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정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대통령실과 여당을 보면 매번 익명 인터뷰밖에 없다”며 “정치나 행정을 할 자질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5일 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대책을 세우기 위해 소집한 긴급 의원총회와 관련해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뜻을 모아 대통령께 국정운영 스타일을 바꿔 달라고 한다든지 하는 게 나와야 하는데 지난 의총에서는 김웅·허은아 의원 빼고는 실명으로 본인 의견을 밝히지도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이 국민의힘 탈당과 신당 창당을 위한 움직임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 “해석은 자유”라고 가능성을 열어 놨다.
친윤석열계 인사들은 이 전 대표의 전날 기자회견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같은 방송에서 “기자회견 직전에 기자회견장 1층 카페에서는 연신 웃는 모습을 보였다는 기사 내용을 봤는데, 그(눈물의) 진정성을 국민이 받아들여 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가 어떤 형태를 취하든 막지 않는다”며 그의 탈당에 연연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기자회견 하루 전까지 유튜브에서 낄낄거리면서 정부·여당을 경박하게 조롱하던 분이 갑자기 비장하게 눈물을 흘린다고 해서 거기에 공감할 국민이 많지는 않다고 본다”며 “이 전 대표가 노원에 공천받는 게 두려우니까 여러 정치적 묘수 내지 꼼수를 그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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